공급 규칙 개정으로 1주택자 당첨 확률 대폭 하락 예상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위례 신도시 아파트 분양을 기다려온 1주택자들은 허탈한 기분이 들 것이다.
청약 일정이 주택 공급 규칙 개정안 시행 이후로 줄줄이 연기됨에 따라 1주택자 대상 공급 물량이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새 규정이 적용되면 중대형의 경우 공급 물량의 70%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 30%를 놓고 1주택자와 우선 공급분 청약에서 떨어진 무주택자가 경쟁을 벌이게 된다. 그만큼 당첨 확률이 낮아진다는 소리다. 게다가 당첨되더라도 입주 후 6개월 내 기존 주택을 팔아야 하는 조건까지 붙는다.
정부는 최근 수도권 규제 지역 내 아파트 분양분의 70~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토록 하는 내용의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이르면 다음 달 말 시행키로 했다.
이로 인해 이달 말부터 분양에 들어가기로 했던 위례 신도시 아파트 건설업체들은 새 규칙이 시행되는 다음 달 이후로 청약 일정을 조정할 참이다.
서둘면 개정안 시행 전에 청약을 받을 수 있지만 괜히 분양을 추진했다가 정부로부터 미움을 살까 봐 자진해서 일정을 조정하는 모양새다. 공급 규칙 개정 얘기가 나오기 전에 분양 승인을 받았다면 몰라도 지금으로서는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물론 분양 승인을 신청해도 지방자치단체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제동을 걸었을 게다.
위례 신도시 민간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행정구역 상 하남시와 송파구 나눠져 있는 북 위례 8개 블록 5000여 가구다. 이들 물량은 92~130㎡ 규모의 중대형이어서 1주택자 당첨 확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개 무주택자는 중대형이 아닌 중소형 청약 수요다. 식구 수와 자금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아무래도 큰 집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위례 분양분은 평수를 넓혀가려는 1주택자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지역도 서울권이어서 이를 기다리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
그러나 바뀐 공급 규칙이 적용되면 1주택자 당첨 가능성은 확 줄어들게 된다.
종전 기준에서는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1주택자 청약 물량이 전체 물량의 50% 지만 앞으로는 30% 이하로 줄어들고 이것도 가점제 청약에서 떨어진 무주택자와 경쟁을 벌어야 한다. 그만큼 당첨 가능성이
희박해진다는 소리다.
여기다가 1주택자가 당첨될 경우 입주 후 6개월 내 기존 주택을 처분하도록 돼 있어 이래저래 제한이 많아진다.
청약 경쟁률이 백대 일이 넘을 것으로 점쳐지던 위례 분양시장은 어쩌면 무주택자들의 잔치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것도 돈이 많은 무주택자들 말이다.
무주택자는 청약 물량이 늘어나 종전보다 당첨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이참에 중대형 아파트라도 분양을 받으려고 청약 예금 변경을 하는 무주택자도 적지 않을 듯싶다. 하남지역 기준으로 전용 102㎡을 분양받으려면 예금액을 400만 원으로 늘려야 한다. 전용 85㎡ 이하 규모 청약금에서 150만 원만 보태면 가능하다.
하지만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무주택자는 중대형 아파트가 부담스러워 청약을 꺼릴 수도 있다. 평수가 클수록 더욱 그렇다. 그래서 전용 130㎡ 형과 같은 대형 아파트는 미분양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무주택자 가운데 대형 평수 청약통장 가입자가 많지 않을뿐더러 분양가격이 9억 원이 넘어가면 중도금 대출 제한이 강화될지도 모른다. 특히 하남지역 분양분에서 그럴 여지가 있다.
그렇게 되면 서울 1주택자 입지는 넓어진다. 종전 규정으로 볼 때는 경기도 청약자만 해도 넘쳐나 서울 사람에게 넘어올 물량은 없지만 새 규정이 적용되면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분양분도 미리 선정해놓은 예비 당첨자를 대상으로 분양토록 돼 있어 일단 청약을 해야만 다시 도전할 기회가 생긴다. 눈치 빠른 서울 수요자들은 하남지역 북 위례 아파트 청약을 예의주시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워낙 시세 차익이 커 하남은 물론 경기도 청약 수요자들이 대거 몰려올 공산이 크다. 이는 후 순위 지역까지 넘어올 물량이 없을 것이라는 소리다.
위례 분양분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300만 원 안팎으로 점쳐진다. 대표적인 평형인 95㎡ 형 분양가는 8억 5000만 원쯤 된다. 위례 기존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면 3억 원 정도 싼 편이다.
일단 당첨만 되면 큰돈을 버는 것은 확실하다. 그야말로 로또 당첨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미분양은 벌어질 처지는 아닌
것 같다. 더욱이 서울지역 분양분은 무주택자· 1주택자 할 것 없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편, 당초 이달 말 예정이었던 위례 포레 자이는 연말 이후에 분양될 것 같고 현대엔지니어링 힐스테이트· 계룡 리슈빌· 한양 수자인 등이 그 뒤를 이을 것 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