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사업 초기 작성한 초안으로 비교...어불성설"
지난 7월 발생한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고가 SK건설의 과도한 이윤 추구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조기 완공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담수 기간을 줄이고 공사비를 아끼기 위해 기본설계 때보다 보조댐 높이를 낮춰 시공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SK건설 측은 기본설계는 실제 사업을 진행함에 따라 늘 수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공 결과와 다른 것을 가지고 문제 제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이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천 원미갑)은 라오스댐 사고와 관련해 기획재정부, 수출입은행, 한국서부발전이 제출한 각종 국정감사 자료와 시공사 SK건설의 2012년 집중경영회의 문건을 종합해 "라오스댐 사고는 SK건설의 과한 이윤 추구에 따른 인재"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입수한 2012년 11월 4일 작성된 ‘라오스 프로젝트 실행계획’이라는 문건에 따르면 앞서 라오스댐 시행사인 PNPC는 2012년 8월 29일 공사비를 6억8000만 달러로 하는 주요 조건 합의서(HOA)를 체결했다. 이 합의에는 △SK건설의 관리비 및 이윤(O&P) 8300만 달러(공사비의 12.2%) 보장 △최소 비용으로 일정한 가치를 얻도록 설계를 변경하는 V/E 권한을 SK건설에 부여하고 이에 따른 절감액(2800만 달러)은 SK건설에 지급 △조기 완공시 별도의 인센티브 보너스를 지급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SK건설은 집중경영회를 개최, HOA 체결로 확보한 설계 변경권을 활용해 O&P를 1억200만 달러(15%)까지 더 확보하는 전략을 짰다. 구체적으로 △댐 형식, 축조재료 변경, 사면 경사 조정 △V/E 항목 도급 반영시 설계사에게 인센티브 부여 △그 외 별도로 공사비를 추가적으로 1900만 달러 절감 등의 방법이다.
게다가 2013년 4월로 예정된 착공을 지연시켜 다른 출자자(LHSE, 한국서부발전, 태국 RATCH사)의 금융비용 부담을 압박해 차후 조기완공 인센티브 보너스 금액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전략도 포함됐다.
SK건설과 PNPC는 2013년 11월 최종 계약에서 HOA 체결 시 유보된 ‘조기완공 인센티브 보너스’는 2017년 8월 1일 이전에 담수가 이뤄질 경우 2000만 달러 지급하기로 했다. 문건에 나온 SK건설의 협상 전략대로 댐 건설은 당초 예정보다 7개월 늦은 2013년 11월에 시작됐다. 김 의원은 SK건설의 ‘조기착공 반대 전략’이 성공해 공사 시작이 늦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반면 담수는 2017년 4월 예정대로 시작됐다. 같은 해 7월 25일 SK건설은 PNPC로부터 조기 담수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는 공식 통지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담수는 4개월간 진행된 셈으로 문건에 6개월로 예정된 담수 기간보다 2개월 단축됐다.
김 의원은 “담수 보너스 2000만 달러를 받기 위해 공사를 늦게 시작해놓고 조기에 담수를 시작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건 속 보조댐 5개의 높이는 10.0~25.0m이나 실제 시공은 3.5~18.6m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보조댐 높이가 실시설계나 시공단계에서 기본설계 때보다 일괄 6.5m가량 낮아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는 문건에 나온 “V/E를 통해 직접비를 절감한다”는 내용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김 의원의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담수 기간의 경우 안전에 큰 영향은 없지만 보조댐 높이를 낮춘 것은 결과적으로 홍수를 막는데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문영일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담수 기간이 당초 계획보다 짧은 것은 물을 그만큼 적게 채웠다는 것으로 이번 댐 사고와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며 “다만 보조댐 높이를 낮춘 것은 결과적인 얘기지만 홍수를 막는데 불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건설 측은 김 의원의 지적에 대해 “해당 문건은 사업 초기 단계서 작성한 초안으로 대략적인 사업성을 따져보는 수준이다”며 “이후 지형·지질 조사 등 실시 설계를 거치면서 기본설계 내용은 계속해서 수정되는 것으로 이를 최종 마무리된 시공 결과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