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구속 강용석, 옥중 변론하나
고(故) 백남기 씨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기자와 만화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최미복 판사는 26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 MBC 기자 김세의 씨와 만화가 윤서인 씨에게 각각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백 씨 유족과 관련해 인터넷에 올린 글과 그림에 '비방 목적'이 있었다고 보고 명예훼손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공권력 과잉 시위 문제로 사망한 망인의 딸인데 피해자의 사생활을 비난하는 건 인격권을 침해할 뿐 공적 논쟁이라 볼 수 없고 이는 오히려 공적 논쟁을 위축시킨다"고 지적했다. 또 "망인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피해자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희화화한 행위는 피해자의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로 죄질이 나쁘고 이런 점에 비춰보면 비방 목적이 상당하다"고 꼬집었다.
다만 재판부는 윤 씨가 허위사실을 적시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씨의 풍자만화는 희화화 기법이 흔히 사용되고 일반 독자들도 그것을 감안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의 과장이 용인된다"면서 "윤 씨가 만화에 허위사실을 암시했다거나 허위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선고가 끝난 후 김 씨는 "항소할 것"이라면서도 "피해자를 일부러 마음 아프게 상처주려 한 것은 아니다. 당시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던 점은 안타깝다. 앞으로는 발언할 때 상대방의 마음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의 변호를 맡고 있는 강용석(49·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가 사문서를 위조ㆍ행사한 혐의로 지난 24일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으나 김 씨는 2심에서도 강 변호사를 변호사로 선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변호사 선임에는 변함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들을 2016년 10월 백 씨가 위독한 상황인데도 그 딸이 해외 휴양지에서 휴가를 즐겼다는 허위 사실을 담은 글과 그림을 인터넷 사이트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