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시장이 재벌가의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롯데가 8개 온라인몰을 통합하고 3조원의 투자를 결정하고 SK그룹이 11번가를 독립법인으로 분리한데 이어 신세계그룹도 1조 7000억원을 투자해 온라인 신설법인 설립을 31일 발표했다.
그동안 이커머스 시장은 오픈마켓의 강자인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가 주도해온 시장이다. 여기에 토종 11번가와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기업들이 가세해 경쟁해왔다. 11번가를 제외하고는 대기업 계열사들이 크게 힘을 쓰지 못했던 시장이 바로 이커머스다.
그러나 SK가 11번가를 SK플래닛에서 분리하고 5000억원의 투자유치를 결정한데 이어 신세계까지 온라인 별도법인을 통한 이커머스 1위 도약을 목표로 내세우면서 내년 관련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신세계는 온라인 신설법인 육성을 위해 인수합병도 적극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수익성이 악화된 소셜커머스와 전문몰 상당수가 신세계 온라인 법인에 흡수합병될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그동안 새로운 도전을 잇달아 성공시켰다. 남자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 복합몰 스타필드 등의 잇단 성공이 온라인 신설법인에도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신세계는 흩어져있던 온라인몰을 통합 플랫폼인 SSG로 통합, '쓱 한다'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냈다. SSG로 온라인몰을 통합한 결과 결제수단인 SSG페이 가입자도 상반기에만 600만명을 넘어섰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신설법인을 통해 2023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현재 이커머스 시장 규모인 100조원의 1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롯데는 최근 경영에 복귀한 신동빈 회장이 5년간 투자할 50조원 가운데 25%인 12조5000억원을 온라인 사업 확대와 복합쇼핑몰 개발에 투자하기로 하면서 이커머스에 대한 투자 의지를 다시한번 강조했다. 롯데는 8월 ‘e 커머스 사업본부’를 출범하고 향후 5년간 3조 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 원을 달성해 온라인 분야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앞서 11번가도 역시 사모펀드 운용사인 H&Q코리아에서 1000억원, 국민연금에서 4000억원을 투자받아 업계 1위 도약을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한편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규모는 78조원에 달했으며 올해는 10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