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돌직구] 위즈돔 한상우 대표 “불법 취급받던 ‘e버스’ 위기에서 구해낸 건 고객들”

입력 2018-11-01 17:04수정 2018-11-0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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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돔 한상우 대표이사는 18일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e버스 사업 확대로 ‘한국형 우버 버스’를 구축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제공=위즈돔

“2010년 버스 승차공유 서비스를 도입했을 때 업계는 물론이고, 국토교통부의 견제까지 있었습니다. 지금은 저를 스마트 모빌리티의 선구자라고 하더라고요.”

한상우(44)위즈돔 대표이사는 법률가 출신이다. 고려대 법대를 나와 미국에서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국 변호사로 활동했다. 평범한 변호사의 삶을 살던 그는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후 2009년 돌연 창업 전선으로 뛰어들어 위즈돔을 설립했다. 사업 아이템은 스마트 앱을 이용한 버스 승차공유 서비스였다. 경기 용인 수지에서 출퇴근하던 한 대표는 기존 버스 노선의 불편함을 겪었고, 이를 해결하고자 2010년 스마트버스 ‘e버스’를 론칭했다.

한 대표는 1일 판교 소재 위즈돔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집 앞에 버스 노선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거대한 데이터베이스 안에 각자 원하는 노선을 설계하고 이를 공유해 입석 등 불편함을 해결하려 했다”고 말했다.

사업 초기 반응은 뜨거웠다. 출퇴근 시 가까운 거리에 새로운 버스 노선이 생겼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단기간에 이용자가 급증했다. 하지만 관련 법령이 발목을 잡았다. SNS를 통해 이용자가 급증하기 시작하니 불법이라고 신고가 들어왔다. 버스 업계의 형사 고소 움직임이 있었고, 국토부는 전세버스 회사에 압력을 넣었다. 그렇게 2011년 버스 운행이 중단됐다.

한 대표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혜택을 누리던 기존 고객들도 대신 싸워줬다. 그러자 지역구 의원들이 나섰고, 2011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령 개정을 통해 2013년 노선면허를 받게 됐다. 그 사이 SK그룹, 한화그룹, CJ그룹, 카카오그룹 등의 통근버스를 스마트화해 200여 대의 대형버스를 갖추고, ‘아이보스(AIBOS)’라는 버스 관제ㆍ관리ㆍ운영 사업을 시작했다.

한 대표는 “대기업들의 요청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급증했고, 3년 후 흑자전환했다”며 “기술적으로도 진보하게 돼 앱에 반영하고 시스템을 고치면서 노선 생성 시스템 및 좌석 예약 시스템에 대한 기술 특허도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승차공유 서비스는 우리 산업의 성장 주체로 언급되고 있다. 2016년 가을, 김봉진 배달의민족 대표가 주축이 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출범했다. 2017년 가을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주축이 돼 스마트모빌리티포럼도 출범했다. 위즈돔은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스마트모빌리티포럼의 운영위원사다. 정부 교섭 시 모빌리티의 버스 대표로 참석하고 있다. 한 대표는 범정부적 국가교통체계혁신위원회의 위원으로 국토교통부 등 정부기관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문하고 있다. KT 주도의 자율주행 차량 호출(MaaS) 프로젝트에서도 버스는 위즈돔이 담당하고 있다.

정부는 우버와 같은 전면적 승차공유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차량 셰어링은 제한적으로 받아들이려 하지만 이 역시 택시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버스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 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노선버스의 상당수는 준공영제로 운영돼 새로운 모빌리티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약화한 상태”라며 “전세버스 종사자의 소득 향상이 큰 과제인 상황에서 출퇴근시간에만 집중되는 버스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e버스와 같은 반노선, 반전세 같은 이종적 버스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위즈돔 이용 고객 중 서비스 만족 비율은 85%에 달한다. 한 대표는 인천 시민을 대상으로 공항 리무진을 운영하는 등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다. 또 ‘한국스마트버스’라는 이름으로 전세버스 시장에 진출, 가맹사업적 성격의 브랜드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e버스는 지난해 인천공항 리무진 면허를 받아 전용 정류장과 서비스 데스크를 확보했다. 이달에는 e버스의 신상품 ‘인피니티 서울(Infinity Seoul)’을 론칭한다. 이는 9.9달러에 3일간 인천공항과 서울 도심을 무제한 탑승할 수 있는 리무진으로 여행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전국적으로 4만5000대가 등록된 전세버스 시장은 하루 500만 명의 여객을 수송하고 있다. 통근, 통학, 관광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안정적 일감이 부족한 데다, 공급이 넘쳐 저가 수주 경쟁이 심각하다. 당연히 서비스의 질은 뒷전이고, 툭하면 안전사고가 일어난다, 10명 이상이 죽고 다치는 대형 참사도 잊을 만하면 반복된다. 세금을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노선버스와 비교하면 더욱 초라한 실정이다.

한 대표는 “노선을 넘나들고, 구역을 넘나들며 전국을 사업구역으로 할 수 있는 운수사업은 전세버스가 유일하다”면서 “전세버스는 1700여 업체가 난립해 대부분 영세하고, 불법 지입차량이 시장의 대부분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뢰할 만한 브랜드가 없고 뚜렷한 1등이나 지배적인 플레이어도 없으며, 기술을 이야기하는 회사는 아예 전무하다”며 “그 자리를 위즈돔이 차지해 나가서 ‘한국형 우버 버스’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위즈돔의 e버스. 사진제공=위즈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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