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몸무게·부모님 직장은?"…해도 너무한 애경화학 이력서

입력 2018-11-1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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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화학 입사지원서 작성 페이지

애경그룹 계열사 애경화학이 신입 사원을 채용 중인 가운데 입사지원서에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면서 한때 논란이 일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AK홀딩스의 주요 계열회사 중 하나인 애경화학은 2018년도 구매 담당 신입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이력서를 접수받았다.

문제는 애경화학이 입사지원서에 업무와는 무관하거나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요구했다는 점이다. 특히 애경화학은 당사자의 민감한 정보뿐만 아니라 가족 전반에 대한 정보까지 기재토록 해 놓았다. 이는 고용노동부가 권고한 표준이력서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채용의 불공정한 부분들을 해소하겠다는 사회적 분위기에도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애경화학 채용 공고를 통해 들어간 입사지원서 기본 인적 사항 항목에는 지원자의 신장, 체중, 혈액형뿐만 아니라 가족의 출신학교, 직장과 직위, 동거여부 등 민감한 개인 정보들을 다수 기입하도록 해 놓았다. 지원자 가족의 개인정보를 묻는 ‘가족사항’ 기입란 하단에는 ‘가족 사항을 빠짐없이 입력해 주길 바란다’는 주의 문구까지 포함돼 있었다.

앞서 인권위원회는 2003년 ‘입사지원서 차별항목 개선안’을 통해 가족관계, 신체사항 등 36개 사항을 지원서 항목에서 제외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고용노동부가 성별이나 외모, 나이 등을 뺀 표준이력서를 제작, 보급에 나선 지도 10년이 넘게 흘렀다.

이에 대해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은 “직무 능력과 무관한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요구하는 행위는 취업난으로 인해 이러한 요구를 거부하기 힘든 구직자들의 처지를 악용하는 것”이라며 “특히 가족에 대한 것까지 깊숙하게 물어는 행위는 차별을 조장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지난 8일 “애경화학은 다수의 애경그룹 계열사 중에서 규모가 작은 회사다 보니 공채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 수시모집을 진행 중인데 실수로 오래된 포맷이 올라간 것 같다”며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서는 즉시 삭제하도록 수정 요청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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