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구속 중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14일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임 전 차장을 14일 기소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다만 기소 내용이 방대한 만큼 15일로 넘어갈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기소를 앞두고 13일 임 전 차장을 불러 조사 중이다. 앞서 검찰은 임 전 차장을 구속 상태에서 불러 추가 조사를 진행했으나, 임 전 차장은 지난 9일부터 3회에 걸쳐 검찰 소환에 불응해왔다. 임 전 차장은 구속 이후 검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이날 강제 구인을 위해 구치소를 방문했으나 임 전 차장이 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구인절차 없이 소환해 조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임 전 차장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 당시 기재한 영장범죄사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범위에서 기소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직권남용, 직무유기, 공무상비밀누설,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행사 등 30여 개 혐의로 임 전 차장의 신병을 확보했다. 임 전 차장의 구속 이후 수사를 통해 추가로 확보한 내용에 대해서는 추후 추가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 전 차장의 구속기소 이후 검찰의 수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박병대·고영한·차한성 전 대법관 등 ‘윗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검찰은 차 전 대법관을 비공개 소환조사 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사법농단 수사에서 임종헌 전 차장의 구속기소도 중요하지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에 대한 소환조사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신속함도 중요한 덕목이지만 진실 규명도 중요하다”며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