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치유재단, 2년4개월 만에 해산…여가부 장관 직권 취소

입력 2018-11-21 13:31수정 2018-11-2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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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해산 관련 첫 공식발표…"기금 처리 방안 협의"

▲정부가 재단법인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공식 발표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터에서 '제1362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오승현 기자 story@)
여성가족부는 21일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추진하고, 이를 위한 법적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21일 공식 발표했다. 정부가 해산 결정을 공식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지난 1월 9일 화해·치유재단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단체 등 국민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처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재단 주무부처인 여가부는 외교부와 함께 화해치유재단 처리방안에 대한 의견수렴 및 관계부처 협의 등을 진행해 왔다.

여가부는 "재단을 둘러싼 현재의 상황과 그간의 검토 결과를 반영하여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추진하고 재단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재단 해산 절차는 두 가지 형식으로 이뤄진다. 정관에 따르면, 재단이 자체적으로 해산하려면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해 여가부 장관의 승인이 이뤄져야 하고, 여가부 장관은 외교부 장관과 협의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해산 방침의 경우 주무부처인 여가부가 화해·치유재단에 대해 법인 설립허가를 직권 취소하는 방식이다. 여가부는 재단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고 기능을 하지 못하는 법인은 설립허가를 취소해 해산할 수 있다는 민법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사회도 없는 상황이다.

최창행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재단 설립 허가를) 취소할 때 이해관계인의 이야기를 듣게 돼있다"며 "청문인을 선임하고 법인으로 불러서 10일 정도 청문 절차를 밟고, 바로 이어서 직권 취소를 한다. 그러면 청산법인으로 전환이 된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이번 해산 추진 발표 이후 청문 등 관련 법적 절차를 밟아나갈 예정이다. 법원이 청산인을 선임해 재단 고용과 재산 문제 등을 정리하는 청산 절차가 진행된다. 재단 청산인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청산인이 선정되면, 청산법인에서 재산 처분, 채권 추심 등 남은 일을 하게 된다. 짧게는 3~4개월, 길게는 1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달 11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을 방문해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연합뉴스)

다만 아직 재단 잔여기금 57억8000만원(10월 기준)의 처분 방안은 확정짓지 못했다. 여가부는 지난 7월 편성된 양성평등기금 사업비 103억원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합리적인 처리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외교부가 일본정부와 협의를 진행하는 등 관련 외교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10억 엔 반환도 외교부가 진행한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 아래 화해·치유재단에 대한 다양한 의견수렴과 결과 등을 바탕으로 재단의 해산을 추진하게 됐다"며 "여성가족부는 앞으로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들의 명예·존엄 회복을 위한 정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화해·치유재단은 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가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 출연금 10억 엔으로 이듬해 7월 출범했다. 지금까지 생존 피해자 34명(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 시점 기준), 사망자 58명에게 치유금으로 총 44억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정부는 위안부 합의 전면 검토에 들어갔다. 강경화 장관은 올해 초 "할머니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2015년 합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진정한 문제해결이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지난해 말 재단의 민간 이사진이 전원 사퇴하면서 재단은 사실상 기능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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