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많이 파는 회사보다 고객서비스 좋은 회사 목표”
정우영(사진) 혼다코리아 사장은 ‘혼다의 브랜드 철학’을 이렇게 설명했다. 정 사장은 이내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의 발이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자 가치”라고 다시 강조했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혼다코리아 사무실에서 정 사장을 만났다. 그는 1976년 대림자동차공업의 전신인 기아기연공업 입사를 시작으로 대림자동차공업대표와 혼다모터사이클코리아 사장 등을 거쳤다. 햇수로 43년째 업계에 몸담고 있는 정 사장은 대한민국 자동차업계 ‘1세대’이자 ‘산증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2003년 혼다코리아 대표로 취임해 ‘16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오랜 기간 혼다코리아를 이끌어오며 부침도 있었다. 2003년 한국에 진출한 혼다는 국내 시장 상륙 5년 만인 2008년 1만2356대 차량을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의 ‘왕좌’를 차지했다. 혼다의 대표 차량 격인 ‘어코드’는 2004년 국내 출시돼 현재까지 약 4만 대가 판매되는 등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다만 혼다의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한국 소비자들이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차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대표 모델인 CR-V의 ‘녹 사태’와 어코드 리콜 사태 등 악재 발생도 타격이 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혼다는 수입차 업계 점유율 8위를 기록하고 있다.
정 사장은 “고객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변했다. 정 사장은 “고객의 신뢰라는 기본과 원칙을 지키며 믿을 수 있는 회사가 돼야 한다”며 “혼다도 CR-V 사태 등으로 고객의 신뢰를 무너뜨렸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지금도 CS(고객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많은 차를 파는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CS가 가장 좋은 회사가 되는 것이 혼다의 현재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 사장에게는 최근 새로운 직함이 생겼다. 정 사장은 4월 12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장에 선임됐다. 오랜 기간 수입차 업계에서 일하며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국내의 경우 소비자들이 이분법적 시선으로 차 시장을 단순하게 국산차와 수입차로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며 “수입차 자체를 하나의 산업으로 보고, 고객의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향후 자동차 업계 발전을 위한 조언 또한 아끼지 않았다. 그는 “향후 5년은 혼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완성차 업계가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며 “다양한 종류의 엔진이 나오고 있고 각각의 기술 수준을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시대인 탓”이라고 설명했다. 안경무 기자 noglas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