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범위 좁아지고 불편한 비판 눈감아…사적 이익 추구도 문제”
29일(현지시간) 리타 맥그래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CNN비즈니스에 기고한 글에서 “최근 사례들은 기업의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되고 이사회가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없을 때 어떤 치명적인 위기가 생기는지 보여줬다”며 제왕적 CEO의 폐해를 설명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미쓰비시연합 전 회장의 몰락은 개인 차원을 넘어서 르노의 위기도 촉발했고 일본 회사의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고 평했다. 페이스북 역시 러시아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 행위를 감지하고도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드러나면서 규제당국은 물론 협력업자들과 이용자들 모두에게서 비판받고 있다.
맥그래스 교수가 CEO의 제왕적 리더십의 부작용으로 언급한 것은 크게 세 가지다. 회사의 ‘인지 범위(cognitive bandwidth)’가 좁아지고 불편한 이야기에는 귀를 막게 되며 회사가 아닌 CEO 개인의 사적 이익에 충실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우선 회사의 이사회 의장이 CEO 역할을 겸직할 경우 이사들이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이사 선출 시에도 의견이 비슷한 사람만을 선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 마디로 관점이 좁아지는 것이다. 맥그래스 교수는 “다양성이 결여된 비슷한 사람끼리 모인 팀이라면 상상력이나 창의력을 요하거나 틀을 깨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한 리더십은 회사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사항들을 놓치게 만든다”고 말했다.
불편한 이야기를 할 수 없도록 만드는 문화도 제왕적 CEO가 있는 회사의 전형이다. 곤 회장의 부정 혐의는 윗선에서 자체 시정되지 못하고 내부고발자에 의해서야 드러났고 페이스북 역시 수년전 해킹 사실을 인지하고서도 이를 감춰왔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권력을 독점한 CEO가 회사가 아닌 개인적인 이익에 기초해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는 점이다. 맥그래스 교수는 16년간 제너럴일렉트릭(GE)의 CEO를 맡은 제프리 이멜트가 자사주를 계속 매입하면서 주가는 부양했지만 GE의 유동성 문제를 키웠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의사결정은 곤 회장의 경우처럼 범죄로도 쉽게 이어진다는 점에서 매우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제왕적 CEO는 퇴직금이나 스톡옵션을 두둑이 챙기거나 회사 자원에 개인적으로 접근하는 식으로 이익을 취할 수 있다”며 “페이스북 역시 개인정보 보호나 규제 준수보다 광고 수입을 중시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