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앤뷰티(H&B) 시장에서 롭스(LOHB’s)의 상승세가 매섭다. 업계 1·2위인 올리브영과 랄라블라(구 왓슨스)가 주춤한 사이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계 3위로 평가받는 롭스가 올 들어 11개월 동안 매장 수를 23개나 늘리며 올해 119호점을 열었다. 지난해 전년 대비 9개 매장을 추가 출점한 것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신규 매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매장 수 면에서는 올리브영과 랄라블라에 뒤지지만 올해 H&B ‘빅3’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 실적을 넘어선 것이 롭스다.
올리브영의 올해 3분기까지 순증 매장 수는 90개다. 지난해 210개를 오픈한 것에 비하면 다소 초라한 수준이다. 연말까지 오픈하는 점포 수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멈출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영은 경기 불황과 상권 포화 그리고 현재 매장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성장세 둔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업계 2위인 랄라블라의 상황은 더 나쁘다. 2016년 128개였던 랄라블라의 점포 수는 지난해 58개 늘어난 186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9월 말 현재 187개로 집계돼 올해 순증 점포는 1곳에 불과하다.
랄라블라는 상호 변경에 따른 역효과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왓슨스코리아의 지분 100%를 확보한 GS리테일은 2월 기존 왓슨스에서 브랜드명을 랄라블라로 교체하고 공격 출점을 예고했다. 올해 목표 순증 점포 수는 100개였다.
그러나 시장은 녹록지 않았다. 이름을 바꾼 데 따른 인지도 추락과 새로운 브랜드 변경에 따른 투자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랄라블라가 3분기 7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업계 전반이 좋지 않았고, 외국인 관광객 둔화에 따른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롭스의 나 홀로 성장 배경에는 1월 롯데그룹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선우영 롭스 대표이사가 있었다. 업계에서는 H&B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여성 CEO를 수장으로 발탁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선우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올해 신규 매장 50곳 출점과 매출 신장률 50%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현재까지 목표의 절반밖에 채우지 못했지만, 경기 불황을 고려할 때 선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롭스의 단독 입점 브랜드 흥행과 발 빠른 SNS(소셜미디어) 대응 전략도 시장과 통했다. 실제로 8월 독점으로 입점한 마스크팩 브랜드 얼트루의 ‘아임쏘리릴렉싱 젤리마스크’는 10월 기준 시트마스크팩 중 매출 3위를 차지했고, 단독 브랜드인 세잔느의 내추럴 치크 역시 블러셔 카테고리 3위에 올랐다. 이들은 SNS에서 유명세를 탄 브랜드를 입점시킨 사례다.
롭스 관계자는 “SNS에서 이슈가 되는 브랜드를 단독으로 론칭해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 2030세대에 통했다”면서 “주요 상권에 매장을 출점해 계속해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