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만났다. 최근 양 기관의 갈등이 안팎으로 터져 나오자 두 수장이 만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전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약 1시간 동안 윤 원장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현안을 논의하려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사건과 케이뱅크 인가 특혜 의혹 등으로 수면 위로 표출된 두 기관의 갈등은 금감원 예산 문제로 폭발했다. 금감원은 내년도 예산안에서 1~3급 직원 비중을 현 43.3%에서 35% 수준으로 줄이는 안을 금융위에 제출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상위급 직원 비율을 30% 이하로 줄이고, 성과급이나 인건비 등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내년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지침을 내렸다. 금융 정책·감독 기능을 총괄하는 금융위는 금감원을 지휘·감독한다. 금융위가 금감원 예산과 인력을 결정한다.
금감원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인건비가 전체 예산의 70~80%를 차지하는 금감원으로선 예산을 무기 삼아 조직을 옥죄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금감원 노동조합은 3일 성명에서 “금융위는 금감원에 대한 예산심사권을 무기 삼아 길들이기에 나섰다”며 “내년도 금감원 직원의 임금을 동결할 수 있다며 헌법이 보장한 노조의 교섭권을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회동으로 양 기관의 갈등이 봉합될지 주목된다. 금융위가 예정대로 금감원 예산을 줄이면 갈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반면 금융위가 완화된 대안을 제시하면 새로운 관계를 모색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