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 부침은 있을 수 있지만,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산업의 꾸준한 성장은 명확한 사실이다."
이석희 <사진> SK하이닉스 신임 대표이사(CEO)는 11일 회사 내부망에 올린 취임사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 고점 논란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최근 업계에서는 메모리 가격이 하락 국면을 맞이하게 되면서 반도체 업체가 위기에 처한다는 전망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30일 기준 7.19달러(약 8116원)로 나타났다. 지난달 7.31달러(약 8250원) 대비 1.64% 감소한 수준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달 16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서도 공급과잉과 같은 변수로 인해 D램 계약가격이 내년 1분기에 더욱 빠르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는 반도체 업체 위기론이 지나치게 과장됐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서버 조성 붐이 계속되면서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계속 높은 상황이다.
이 사장은 “당장의 추위에 대비하되 더욱 멀리 보고 준비하자"며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승리를 만들어 놓은 다음에 전쟁에 임한다. 이기는 사람의 마음가짐으로 시작하자”고 덧붙였다.
그는 위기 상황일수록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이 사장은 "우리는 수많은 우려를 뒤로하고 세계 3위 반도체 기업으로 올라섰다"면서 "이미 최고 회사의 반열에 올라서려는 움직임이 시작됐으며,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본궤도에 올라설 차례"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새 최고경영자로서의 경영 좌표로 기술 혁신과 고객 관계 확장, 사회적 가치 창출, 임직원 소통 등을 제시했다. 그는 "AI과 빅데이터 등은 우리 먹거리인 동시에 변화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면서 "SK하이닉스라는 존재 자체가 기술 혁신을 의미하는 모습임을 보여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수요자와 공급자라는 기존의 관계를 넘어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ICT 기반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현하는 주역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 소통하고 공감하는 CEO를 지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