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11일 경기도 수원부터 양주 덕정까지 74.2km에 달하는 GTX-C노선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GTX-C노선 통과 구간은 ‘수원-금정-과천-양재-삼성-청량리-광운대-창동-의정부-덕정’이다. 일반 지하철보다 3배 이상 속도라 빨라 수도권 동북부와 남부지역 광역교통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GTX-C노선의 예타 통과를 긍정적으로 보면서 시장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외곽 지역일수록 교통 접근성이 개선되면 부가가치가 더 커질 수 있고, 도시에 대한 이동이 급격히 달라져서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도 “착공까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단기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간적 거리 단축이 심리적 거리까지 단축될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 투자자문센터장도 외곽 지역 교통환경은 좋아질 것으로 보면서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 센터장은 “교통에 의해 집값이 크게 변화될 것은 없다고 판단된다. 교통은 3~4순위의 문제이고, 그 전에 일자리, 교육, 편의시설 등 기반시설이 먼저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GTX 등 교통으로 인해 얼마가 오를 것이라는 ‘묻지마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며 “교통 하나만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 자족기능(외부의 도움이나 교류 없이 혼자서 생존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야 한다. 베드타운에 교통환경만 좋아져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시장에 반영되는 것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함 랩장은 “양주, 의정부 등 동북쪽 교통인프라 기대가 커질 것으로 보이고, 양주 쪽은 7호선 연장이 지연되며 수요확대 및 가격움직임이 제한적인데 장기적인 접근성 향상에 대한 안도감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예타 이후에도 착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완공까지는 더 먼일이라 당장 가격에 반영되지는 못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GTX-C노선 예타 통과가 정부가 건설 경기 회복도 고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GTX-C 노선의 갑작스러운 예타 통과는 두 가지 측면이 고려된 것으로 보이는데 첫째는 국내 경제가 워낙 좋지 않다 보니 건설 일감을 풀어 경기를 살려보려는 것이고 둘째는 2기 신도시에서 교통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어 이를 해소하려는 민심 달래기용”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도 시장에 당장의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부동산시장에 대한 영향은 예타를 통과했다고 해서 당장 나타나진 않을 것 같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비규제지역에 있는 GTX 역세권의 경우 상승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