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예산 안주면 군대라도 동원할 것”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만나 멕시코 국경장벽 비용 50억 달러(약 5조6500억원)를 반영해 예산안을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예산안 처리 시한은 오는 21일로 열흘가량 남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 문제는 ‘국가적인 비상사태’라며 ” “의회가 장벽 건설에 50억 달러(약 5조6500억 원)를 배정하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며 (이미 장벽을 세운) 이스라엘에 물어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비공개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재진을 불러들여 발언을 쏟아내면서 양측의 팽팽한 기싸움이 그대로 공개됐다. 만약 장벽 건설 비용이 원하는 만큼 반영되지 않으면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서명을 거부해 연방정부 업무를 중단시킬 수도 있다는 ‘협박’까지 했다. 그는 “어쨌든 간에 장벽은 건설될 것”이라고 자신하며 “국경 보안을 목적으로 연방정부를 셧다운 하는 것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연방정부 마비 사태를 초래할 경우 이는 어디까지나 ‘트럼프 셧다운’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책임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국경장벽’이 아니라 ‘국경보안’ 명목으로 13억 달러를 배정하는 것까지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하원 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둔 민주당의 리더 자격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지난 11·6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한 점을 앞세우며 물러서지 않았다.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국경 안보를 위한 예산을 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50억 달러를 고수하고 있다”며 “미국인들은 멕시코가 나중에 비용을 지불하지도 않을 국경장벽 건설이 안보를 위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공개적인 설전이 아무런 결실 없이 연방정부 폐쇄 가능성만 높인 채 끝났다고 보도했다.
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민주당이 장벽 건설 예산 편성에 반대하면 군대를 동원해서도 장벽을 짓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나라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표를 주지 않는다면 군대가 장벽의 나머지 부분을 건설할 것”이라며 “그들은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