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그룹은 창업주 이광래 회장이 1986년 설립한 주택 건설업체 우미건설을 모태로 성장한 중견그룹으로 작년 말 기준 30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그룹 전체 자산은 3조6000억 원에 달한다. 이 회장은 주 베트남 한국군사사령부 등 장교 생활만 18년을 한 후 40대에 뒤늦게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현재는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이 경영 전반을 주도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목포 하당과 여수 소호, 대전 노은2, 오산 수청, 평택 장당, 용인 흥덕, 화성 동탄 등의 택지지구에서 잇따라 사업을 진행하며 사세가 급격히 성장했다. 2004년 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했지만 당시 상장이 무기한 연기돼 자진 취소했고 현재까지 상장 계열사는 없다.
오너 2세인 이 사장 체제로 경영 승계는 완성된 상태지만, 지배구조는 다소 복잡한 편이다. 이 사장이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우심산업개발 지분 54.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차남 이석일 씨가 24%, 외동딸 이혜영 씨가 18%를 갖고 있다. 창업주 이 회장은 2016년까지 3% 지분이 있었지만 지난해 금파재단으로 넘겼다.
우심산업개발은 그룹 주력 계열사인 우미건설(72.66%)과 우미개발(53.23%)를 지배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오너일가가 일부 지분을 갖고 있는데, 우미건설은 석준·석일·혜영 3남매가 각각 9.17%, 4.17%, 4.00%, 우미개발은 석준 9.56%, 석일 5.51%를 비롯해 이 회장이 3.79%를 보유 중이다.
우미그룹 계열사 중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에 속하는 회사 역시 이들 3개 계열사다.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30~50%대다. 우심산업개발의 경우 일감 규제가 본격화한 2012년 전후 내부거래 비율은 2% 미만에 그쳤지만 2015년부터 급격히 늘어 그해 매출 1109억 원 중 771억 원이 특별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이듬해에는 내부거래 비율이 70.5%까지 올랐지만 작년에 57.9%로 낮아졌다.
시공능력평가 42위인 우미건설의 경우에는 내부거래 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 추세다. 우미건설의 내부거래는 2011년 당시 80.7%에 달했다. 매출 2640억 원의 대부분이 우심산업개발, 선우산업개발, 우산건설, 심우건설 등과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그러다 2012년 66%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내부거래가 줄어 최근 2년 동안은 30%대에 그쳤다.
특히 작년의 경우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지식산업센터 등의 신사업을 통해 매출이 전년 4000억 원대에서 7000억 원대로 껑충 뛰었음에도 내부거래 비율이 소폭 줄어든 것이 눈길을 끈다. 이 밖에 우미개발은 시공과 분양이라는 건설업 사이클에 따라 내부거래 비율이 40%대까지 오르다 다시 10%대로 낮아지는 경우를 반복하고 있다. 작년에는 내부거래 비율이 34.1%다.
한편 우미그룹 오너 일가는 내부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배당을 통해 현금으로 챙기는 여타 기업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최근 10년간 이들 3개사의 현금흐름표를 보면 배당금 지출 계정을 일절 찾아볼 수 없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대체로 차입이나 상환 등 본업과 관련된 재무활동에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