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아이폰 최신 기종도 중국시장서 퇴출 추진…애플, 수세에 몰려

▲싱가포르에서 9월 21일(현지시간) 한 고객이 아이폰XS와 XS맥스를 놓고 비교하고 있다. 싱가포르/로이터연합뉴스

퀄컴은 아이폰 최신 기종인 아이폰XS와 XS맥스, XR 판매 금지 결정을 중국 법원으로부터 받아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중국 푸젠성 푸저우지방법원은 지난달 30일 애플이 사진 크기 조정, 터치스크린에서의 앱 관리 기술 등 퀄컴 특허 2개를 침해했다며 아이폰6S와 6S플러스, 7, 7플러스, 8, 8플러스, X 등 구형 모델 7종에 대해 판매 금지 명령을 내렸다. 애플은 지난 10일 중국 법원 결정에 항소했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퀄컴이 최신 아이폰에 대해서도 비슷한 조치를 얻어내려 하는 것이다. FT는 퀄컴이 합의 논의과정에서 애플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풀이했다. 퀄컴과 애플은 세계 곳곳에서 스마트폰 특허와 로열티를 놓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퀄컴 특허 소송 대리인인 로펌 렉스필드의 장훙이 변호사는 FT에 “우리는 동일한 특허를 사용해 새 아이폰 3종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며 “해당 사안을 다루는 추가 소송이 베이징, 칭다오, 광저우 법정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퀄컴과의 소송전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애플의 명성과 매출을 위협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중국 법원이 라이선스 비용을 놓고 애플과 전 세계적으로 분쟁을 벌이는 퀄컴의 손을 계속 들어줄지도 주목된다. 퀄컴은 과거 중국 기업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자랑해왔으며 규제기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애플은 9월에 업데이트된 운영체제(OS) iOS 11이 탑재된 아이폰에만 판매 금지 명령이 적용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퀄컴은 최신 아이폰에 적용된 iOS 12에도 특허 침해 기술이 보인다고 맞서고 있다. FT가 입수한 푸저우법원 판결문에는 iOS 버전이 명시돼 있지 않다. 더 나아가 퀄컴은 중국에서 20개 이상의 특허를 놓고 비슷한 주장을 펼칠 예정이다.

독일 법원 판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독일 법원은 iOS의 스포트라이트 검색과 전원관리 기능과 관련해 애플이 5개 특허를 침해했다는 퀄컴의 주장에 대해 결정을 내린다.

한편 푸저우법원 판결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애플이 불리한 입장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로펌 하이원&파트너스의 허원강 파트너는 “일반적으로 법원이 판매 금지 결정을 내렸다면 애플이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고 확신하는 것”이라며 “애플이 최종적으로 승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다방법률사무소의 위안양 변호사는 “푸저우법원이 이론적으로는 형사소송과 징역형까지 내릴 수 있지만 실제 집행은 그렇게 엄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전문가는 애플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공공연하게 법원 결정에 반대하면 중국 정부와의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에릭 로빈슨 전 퀄컴 변호사는 “애플이 주가와 투자자들을 우려하는 것을 이해한다”며 “그러나 애플은 중국 정부와 법원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걱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