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한 지붕 두 가맹사업’, 편의점주와 갈등 더 커지나

입력 2018-12-1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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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규약 제약 없는 노브랜드로 직영·가맹 동시 진행 선언…편의점 철수해도 위약금 없어 사업 포기 우려

노브랜드가 가맹사업에 진출하기로 하면서 사업 영역이 중복되는 종전 이마트24 가맹점과의 갈등이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마트라는 한 지붕 아래 이마트24와 노브랜드라는 두 개의 가맹점 식구가 있게 된 것.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의 직영사업과 가맹사업을 동시에 진행한다”면서 “내년 상반기 무렵 본격적으로 가맹 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18일 밝혔다. 이마트는 이날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 노브랜드 예치 가맹금은 1억1100만 원, 3.3㎡당 인테리어 비용은 198만 원이다. 가맹 계약 기간은 최소 5년에 연장 5년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거리 제한 등 자율 규약안이 시행되면서 사업환경이 어려워진 편의점 사업 대신 노브랜드 가맹사업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 최근 이마트24에서 미끼상품이던 노브랜드 제품 철수를 선언한 데 이어 미니스톱 인수전에도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열린 미니스톱 인수 본입찰에서 세븐일레븐이 약 4300억 원,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가 약 4000억 원을 써냈지만, 이마트24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35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35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이마트24가 미니스톱 인수에 실패할 경우 세븐일레븐과의 가맹점 수 격차는 1만 개 가까이 벌어지게 되면서 사실상 빅3를 따라잡기 어려워진다. 또 이마트24의 경우 가맹점으로부터 월회비 방식으로 고정금액을 받는 형식을 택해 점포 수가 곧바로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800억 원이 넘게 차이 나는 금액을 제시했다는 점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이마트24에서 노브랜드 제품을 철수하고 있는 점도 노브랜드 가맹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마트24에서 판매하는 노브랜드 가짓수는 지난해 186개에서 2018년 상반기 163개, 2018년 7~10월에는 136개까지 줄었다. 이마트24는 자체 브랜드 제품을 개발해 계속해서 노브랜드 제품 공급을 줄여 나가겠다는 방침이지만 점주 반발이 높다.

이에 따라 이마트24 가맹점 이탈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마트24는 타 편의점과 달리 영업 위약금을 매기지 않는다. 다른 편의점 브랜드에 비해 폐업에 따른 점주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편의점 사업 확장이 힘들다고 판단해 사업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면서 “노브랜드는 편의점 사업이 아니어서 자율규약 등을 따를 필요가 없다. 가맹사업으로 확대되는 순간 이마트24뿐만 아니라 편의점 업계 전반이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PB(자체상표)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노브랜드는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하드 디스카운트스토어(HDS·Hard Discount Store) 형태로 이마트24 등 편의점과는 상권이 겹치지 않는 전혀 다른 영역”이라면서 “노브랜드는 24시간 영업도, 담배와 국산 주류 판매도 하지 않고, 이마트24와는 매장 면적도 차이도 크다”고 말했다.

하드 디스카운트스토어는 PB상품 비중이 높고 할인율이 높은 중형 슈퍼로, 독일의 초저가 슈퍼마켓 ‘알디(Aldi)’와 ‘리들(Lidl)’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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