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 부장은 SK이노베이션 사회공헌팀에서 사회적 기업 설립·육성 지원과 신규 사회공헌 프로그램 발굴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지금은 ‘사회적 기업 육성 전문가’가 됐지만 처음부터 그가 이 일을 맡아온 것은 아니다. 2002년 SK그룹 공채로 입사한 그는 수출입, 홍보, 마케팅, 부동산 개발, 유통사업, 외식사업 등 다양한 업무를 거쳤다. 엄 부장은 “파란 만장한 커리어 덕분에 얻은 현장 경험들이 지금 사회적 기업 Biz-모델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큰 자산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대기업 중에서 일찍 사회적 기업 육성을 시작했다. 2013년부터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한 ‘사회적기업 발굴 및 지원사업’은 12개 사회적 기업과 300여 명의 취약계층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그러던 중 엄 부장은 지난해 사회적 가치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도록 사회적 기업 육성 방향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 사회적기업 만들기’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일 년에 4~5개의 사회적 기업을 발굴해 지원해오고 있었는데, 스타 사회적 기업을 한 번 키워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며 “전주비빔빵을 시작으로 모어댄, 우시산 등을 ‘스타’로 육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첫 타자인 전주빵카페는 전주의 명물로 떠올라 청와대 간담회, 세계지식포럼 등에서 대표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 사례로 소개됐다. 업사이클링 사회적 기업 모어댄은 연예계와 정치권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불 비즈니스 서밋’에서 국내 스타트업 대표로 성공스토리를 발표했다. 우시산은 지난 4월 한국관광공사로부터 ’관광벤처기업 인증‘을 획득, 울산을 친환경 생태도시로 바꿔나가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엄 부장은 ”10년 넘게 진정성과 지속성을 가지고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과정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네트워크, 공유 인프라가 큰 자산이 됐다“며 “앞으로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적기업 성공 모델을 계속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