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새해 수도권 분양시장은 활짝 기지개를 켰지만 재고 주택시장은 움츠러드는 모양새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수도권에서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아파트 단지 3곳 모두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주변 시세의 60% 수준 분양가로 시장의 기대가 컸던 ‘위례포레자이’는 ‘로또 청약’답게 1순위 487가구 모집에 6만3472개의 청약통장이 몰렸다. 이에 평균 경쟁률 130.33대 1을 기록했으며, 3가구 모집하는 전용 108㎡T 평형에서 최고 경쟁률(242.7대 1)이 나왔다.
흥행이 확실할 것으로 예상됐던 위례포레자이와 달리 갸우뚱거리는 시선이 일부 있던 나머지 단지들도 높은 경쟁률로 무난히 1순위 마감했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5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한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는 평균 분양가가 당초 예상된 2300만 원이 아닌 2600만 원으로 나오며 고분양가 지적이 나왔다. 그런데도 249가구 모집에 8307명이 몰려 평균 33.36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동북권 내 집 마련 수요가 여전히 들끓고 있음이 청약 흥행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한 경기 남양주에 들어서는 ‘다산신도시자연앤자이’는 왕숙지구에 3기 신도시 조성이 결정되면서 교통 인프라 구축에 대한 기대와 공급 과잉 우려 속에서 청약을 진행했다. 결과는 1순위 208가구 모집에 1만689명이 몰린 51.39대 1 경쟁률로 나타났다.
수도권 분양시장의 흥행이 무색하게 재고주택시장은 침체 일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가격은 지난해 12월 3일부터 12월 31일까지 5주간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9·13 대책으로 강화된 정부 규제와 가격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는 관망세가 재고시장 아파트 수요를 끌어내리고 있다.
또 청약제도가 무주택자에게 더 유리하게 바뀌면서 수도권 실수요가 분양시장으로 쏠리는 흐름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유주택자는 추첨제 비중이 규제지역의 경우 크게 낮아졌지만, 무주택자는 청약당첨 문호가 더 낮아진 데다 신축아파트는 분납이나 감가상각에서 유리하다”며 “청약의 선택 폭이라고 할 분양물량도 풍부한 편이니 상대적으로 재고 주택시장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