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북미 디자인 혁신센터, ‘밀레니얼 세대’ 심층 연구
삼성전자의 피트니스 밴드 ‘기어 핏’시리즈, 코드리스 이어폰 ‘기어 아이콘X’, 대화면 태블릿 ‘갤럭시 뷰’. 이 제품들은 iF, IDEA 등 디자인 어워드에서 호평을 받은 제품들이다. 또 다른 공통점은 북미 디자인 혁신센터(Samsung Design Innovation Center, SDIC)에서 직접 참여해 태어났다는 점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건축 사무소들과 디자인 에이전시가 즐비해 있는 잭슨 스퀘어(Jackson Square)에 위치한 SDIC를 찾았다. 삼성전자는 실리콘밸리의 첨단 기술과 문화를 디자인에 반영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SDIC를 운영하고 있다. SDIC는 북미 시장의 특성과 실리콘밸리의 신기술을 반영한 디자인을 한다.
삼성전자는 1994년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에 미국 디자인 연구소를 설립한 이래 연구소를 2008년에 LA로 옮겼고, 2012년 샌프란시스코로 다시 이전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실리콘밸리의 문화와 트렌드 연구 기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연구소를 SDIC로 명칭을 변경하고 조직을 재편했다.
SDIC는 융복합 인재들을 채용해 디자인 전공자 외에도 인문학·경영학·소프트웨어·컴퓨터 과학(Computer Science) 전공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여러 나라에서 온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SDIC의 페데리코 카살레뇨(Federico Casalegno) 센터장도 이탈리아 태생의 ‘파리5대학 문화 및 커뮤니케이션 사회학’을 전공한 박사 출신이다. MIT의 모바일 익스피리언스 랩과 디자인 랩장을 역임하고, 강의 활동도 했다. 필립스와 모토로라에서도 근무한 바 있으며, 2018년 2월부터 미국 SDIC에서 센터장으로 근무 중이다.
카살레뇨 센터장은 “디자인하는 방법론이나 방향성에 있어서 내가 경험한 부분을 새롭게 도입하고 혁신하고자 삼성 SDIC에 참여하게 됐다”며 “‘사용자 경험가치의 기획’을 전체 과제의 첫 화두로 두고 제품, 서비스, 사용성, 인터렉션(상호작용)을 새롭게 정의하고 정의된 내용 바탕으로 이노베이션(혁신)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DIC는 소비자 심층 연구를 통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주도하고 소비자들이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사내에 인사이트(통찰력)를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밀레니얼(Millennials generation) 세대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해 전사적으로 인사이트를 제공한 바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신세대를 일컫는 말로, 이들은 전 세대에 비해 개인적이며 SNS에 익숙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은 오래전부터 밀레니얼 세대에 주목, 이들 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디바이스와 기술을 연구·개발해 제품으로 내놓고 있다.
카셀레뇨 센터장은 “(디바이스) 핵심 사용자인 밀레니얼 중심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과제가 여러 개 있지만, 지금 삼성 스마트폰을 우선 과제로 진행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상당 기간 (스마트폰은) 밀레니얼 세대의 생활에 가장 중심이고 많은 영향 줄 수 있는 기기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십 년 정도는 그 역할 해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SDIC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문화가 접목돼 실무 디자이너들이 시제품을 만들어보고 개선점을 찾아 발전시키는 과정을 빠르게 반복할 수 있도록 신속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들을 해볼 수 있게 했다. 또, 디자인 초기 단계부터 무선사업부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디자인적인 도전과 함께 사용자들의 요구, 시장성을 모두 고려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SDIC는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카셀레뇨 센터장은 혁진적인 디바이스에 무엇을 담아낼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폴더블폰이 가진 하드웨어 특징 자체가 굉장한 혁신이고 새로운 것이다. 기술적 혁신 외에 어떤 사용자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며 “아직 시장이 내놓는 구체적인 바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서울을 포함해 브라질 상파울루·미국 샌프란시스코·인도 노이다·일본 도쿄· 영국 런던·중국 베이징 등 총 7개의 글로벌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각 사업부와의 협력을 통해 소비자를 이해하고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디자인을 구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