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부터 국내에서 전자기기의 핵심 부품인 콘덴서 공급가격을 담합한 일본 전자부품 업체들이 기소됐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일본 콘덴서 제조업체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7800억 원대 가격담합 국제카르텔을 수사해 전 세계 콘덴서 시장점유율 1위 A사 등 일본 콘덴서 제조업체 4개사, A사 임원 1명 등을 기소했다.
이들은 2000년 7월부터 2014년 1월까지 휴대폰, TV, 컴퓨터 등의 주요 전기 부품인 콘덴서 공급가격을 공동으로 결정·유지해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사에 대해 법정최고형인 벌금 2억 원, B사 1억 원, C사·D사 각 5000만 원 등을 구형했다. A사 임원에 대해서는 2000만 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들이 공정위에서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검찰에서 본사 고위 임원이 직접 출석해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혐의 일체를 자백한 점 등을 고려했다.
일본 콘덴서 제조사들은 높은 기술력, 글로벌 판매망 등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공정위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기소된 이들 4개사를 포함해 일본 콘덴서 제조사들은 2000년부터 임원급 카르텔 회의체를 만들어 담합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회의를 통해 생산량, 판매량, 가격인상계획, 인상률 등의 정보를 교환해왔으며,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피하기 위해 모임을 조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담합을 통해 이들 기업이 한국에 수출한 콘덴서 총액은 약 7864억 원에 달한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 담합 사건과 관련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 제재가 이뤄졌으나 한국, 미국 등에서만 관련 기업이 법적 책임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