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계열사 코오롱아우토의 모기업 발목잡기가 계속되고 있다. 과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부진에 1400억 원이 훌쩍 넘는 대규모 감자를 추진한 데 이어 수입차 판매로 업종을 전환한 이후에도 적자가 누적돼 다시 한 번 1682억 원대의 감자를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오롱아우토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결손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감자비율 96%의 자본 감소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자본금은 1752억 원에서 70억 원으로, 발행 주식수는 3505만3068주에서 140만2119주로 각각 줄어든다. 이에 앞서 10일에는 공장 건물과 토지 등 일체를 125억 원에 처분하는 결정도 내렸다.
코오롱아우토는 코오롱그룹 지주사인 코오롱이 지분 99.3%를 갖고 있다. 전신은 OLED 관련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네오뷰코오롱이다. 코오롱은 과거 2001년 사업 다각화를 위해 OLED 기업인 네오뷰를 인수하고 네오뷰코오롱을 출범했다.
그러나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코오롱그룹에 편입된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2004년까지는 매출이 전무했으며 이후에도 발생 규모는 수십억 원에서 200억 원대 안팎에 그쳤다. 매출 규모가 크게 늘지 않은 것에 반해 판관비 지출이 커 매년 영업 및 순손실을 기록했고 결손금이 쌓여만 갔다. 현재의 수입차 업체로 업종을 바꾸기 전인 2008~2014년까지 기록한 누적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만 각각 1153억 원, 1499억 원에 달한다.
코오롱그룹은 네오뷰코오롱이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동안에도 꾸준하게 자금 지원을 했다. 2003년 400억 원을 시작으로, 2004년 500억 원, 2007년 300억 원 등 지난해(40억 원)까지 수혈한 자금은 3000억 원을 넘는다.
또 2009년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본감소를 시행해 1439억 원의 결손금을 털어냈으며 그 손실은 고스란히 그룹의 부담으로 남았다.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자금의 지출처가 인건비, 기타 비용 등 불분명한 데다 사실상 부실기업에 무리하게 지원한 것을 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비자금 창구라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누적되는 손실을 견디지 못한 코오롱그룹은 결국 2015년 8월 참존모터스로부터 아우디, 폭스바겐 판권을 인수하고 네오뷰코오롱을 현재의 코오롱아우토로 사명을 바꾸며 공식 딜러사로서 재기에 나섰다. 코오롱아우토는 OLED 사업 전개 당시보다 적자 규모가 줄기는 했지만 실적은 좀체 회복될 기미가 없는 상황이다. 2015~2016년 발생한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사태와 아우디, 폭스바겐코리아가 자동차 인증 과정 중 서류를 위조한 사실 등도 악재가 됐다. 2016년 매출 768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올렸지만 2017년 139억 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영업손실도 2016년 76억 원에서 이듬해 110억 원으로 커졌다. 2017년 말 기준 결손금은 1648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