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스탄티노(NO)~플, 축배를 듭시다.”
이더리움 개발자들이 17일 온라인상에 모여 다음 네트워크 업데이트로 예정된 ‘콘스탄티노플’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간단한 축하를 했는데요.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축배를 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 축복 = 17일은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잘 알려진 이더리움의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일종의 네트워크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날로 예상됐는데요. 하루를 앞두고 돌연 업데이트가 취소됐습니다. 업데이트 내용에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됐기 때문이죠.
이 결함을 발견한 건 한 프로그램 코드 검사 업체인데요. 스마트컨트랙트(자동이행계약) 심사 전문업체 체인시큐리티는 ‘이더리움 개선 제안 1238(EIP1238)’이 도입된다면 해커에게 결함이 노출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확인 결과 결함은 사실로 드러났고,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잠정적 업그레이드 보류를 결정했습니다.
부랴부랴 새 업데이트를 하지 말 것을 공지했는데요. 이미 많은 이더리움 채굴자가 업데이트를 위한 작업을 마친 상태라 자칫 콘스탄티노플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만에 하나 업데이트가 이뤄져 결함을 이용한 해킹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었죠.
더 큰 문제는 네트워크 업데이트를 계속 단행한 쪽과 중단한 쪽 두 채굴자 그룹이 나뉘는 것도 걱정이었습니다. 이를 블록체인이 두 개로 쪼개진다는 의미로 ‘체인 스플리트(Chain Split)’라고 하죠. 체인 스플리트가 발생하면 이더리움은 업데이트가 된 이더리움과 기존 이더리움으로 나뉘게 됩니다. 둘로 쪼개지면 보안성, 신뢰도가 동반 하락할 수밖에 없죠.
오히려 네트워크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것을 축하한 이유가 이것입니다.
◇계속되는 연기 왜 = 콘스탄티노플 업데이트가 연기된 건 벌써 두 번째입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11월 됐어야 했지만, 결함이 발견돼 1월 17일로 연기된 것이었죠.
왜 이런 연기가 계속되는 것일까요.
비판적 투자자들은 이더리움 개발자들의 능력을 의심하기도 하는데요.
미국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 참여자는 “출시날이 결정된 후 몇 개월의 기간이 있었는데 개발자들은 대체 뭘 했느냐”라고 강하게 질타해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더리움은 과거에도 최초 출시를 앞두고 연기에 연기를 거듭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투자자들이 계속 연기만 하는 코인이라며, ‘담달 코인’이라는 오명까지 안게 됐죠.
이더리움의 업데이트 과정은 이렇습니다.
비영리재단의 성격을 띄기 때문에 누구나 이더리움을 개선하고 향상시키는 제안을 할 수 있는 환경이죠. 이러이러한 방향을 개선하자고 내놓은 제안을 이더리움개선제안(EIP:Ethere um Improvement Proposal)이라고 하고, 일련의 번호를 매겨놓습니다.
비교적 큰 변화가 예상되는 제안서(EIP)를 묶어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데 콘스탄티노플에선 5개가 있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EIP1283’으로 스마트컨트랙트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출이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비판적 시각이 나오고 있지만, 대체로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전체 개발 기간 늦춰지나 = 개발자들이 모여 원인 파악과 다음 일정을 조율했습니다. 결국 EIP1283은 좀 더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고, 나머지 것들만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예상 날짜는 2월 말께로 예상됩니다. 가상화폐는 기록 단위로 블록(Block)을 쓰는데요. 728만 번째 블록이 생성되는 시점이고, 2월 27일(UTC 기준) 전후로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이번 업데이트 연기로 이더리움의 전체 개발 기간이 연장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데요.
이더리움 개발은 여러 개의 팀별로 이뤄지고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블록체인이란 기술이 아직 걸음마 수준인 걸 감안할 때 앞으로 갈 길은 너무나 먼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이더리움이 플랫폼으로 안정될 때까지 4~5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