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기술 넘어 융복합화 촉진하는 플랫폼
제4차 산업혁명을 추동하는 기반 기술이자 핵심 기술이 유비쿼터스 모바일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5G 이동통신 기술’이다. ‘IMT-2020’으로 불리기도 하는 5G 이동통신은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4G 이동통신 기술과는 여러 가지 점에서 확연히 다르다. 빠른 전송 속도를 말하는 ‘초고속’, 많은 기기를 동시에 연결하는 ‘초연결’ 그리고 통신 기기 사이에 빠른 응답시간을 보장하는 ‘실시간’을 가능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5G기술은 단순 기술에 그치지 않는다. 이것은 다른 산업들의 융복합화를 촉진하는 하나의 플랫폼이자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성장동력이다. 예를 들어, 4G 기술은 개인용 휴대 단말 서비스 위주로 했다.
그러나 5G에서는 통신 서비스 범위가 초저지연과 고신뢰성 통신등으로 확장된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사물인터넷 등과 같은 기술은 그 기반에 해당하는 통신 네트워크 기술이 함께 발전하지 않는 한 제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이끌 수 없다. 이런 점에서 4차 산업혁명의 기반에 해당하는 5G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이 책의 175쪽에는 ‘4G 대비 5G 핵심 성능 비교’라는 작은 표가 실려 있다. 5G는 최대 전송 속도는 4G에 비해 20배, 이용자가 체감하는 전송 속도는 10배에서 100배, 전송 지연은 10분 1, 최대 기기 연결 수는 10배에 이른다. 5G 기술의 중요성은 자율주행 자동차 사례를 보면 된다. 눈에서 포착한 이미지 신호가 뇌까지 전달되는 데는 100분 1초가 걸린다. 인간 근육 반응 시간은 1초, 청각 반응 시간은 10분 1초, 눈의 반응 시간은 100분의 1초, 촉각 반응 시간은 1000분의 1초다. 따라서 인간의 감각에 의해 조종되는 장치는 이보다 훨씬 빠른 반응 시간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시속 100㎞로 마주 오는 차량의 상대 속도는 200㎞를 넘어서기 때문에 1초만 반응이 지체되어도 50m를 진행한 뒤에 정보를 수신하게 된다. 초저지연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자율주행자동차, 원격 로봇 수술, 공장 자동화, 드론 제어 등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5G는 기존의 기술과 달리 초저지연성을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촉각 수준인 1000분의 1의 전송 지연이 필요하다. 이를 가능하게 해 주는 통신기술이 5G다.
저자들은 5G가 상용화되면서 다섯 가지 서비스가 실현될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 나를 도와주는 자율형 서비스인 스마트 교통과 자율주행 서비스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기존의 자동차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을 요구한다. 자율주행은 스마트 자동차 기능의 일부분에 해당한다. 그런데 스마트 자동차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달리는 모바일 기기’로 자동차를 재정의하고 있다. 나를 알아주는 지능형 서비스인 개인 맞춤형 인공지능 비서가 가능하다. 내가 느끼는 몰입형 서비스인 AR나 VR서비스도 가능하다. 나를 위한 서비스인 공공형 서비스 ‘원격 진료’도 가능할 것이다. 그 밖에 나를 둘러싼 서비스인 편재형 서비스는 스마트 홈 기반 서비스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5G 기술이 단순한 통신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산업과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아주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한국 사회가 또 한번의 큰 기회를 선용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화웨이 제품에 대한 금수, 삼성전자의 제품 출시 등의 뉴스에서 5G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G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돕는 책이다.
공병호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