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민연금, 한진칼에 경영 참여ㆍ대한항공은 10%룰로 제외

입력 2019-02-0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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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위, 한진칼 정관변경 주주제안 의결…박능후 “주주권행사 가이드라인 준비”

▲1일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리고 있다.(보건복지부)

국민연금이 한진칼에 ‘경영참여’에 해당하는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되 그 범위를 정관변경으로 최소화하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10%룰(단기 매매차익 반환)을 고려해 수익을 포기할 단계가 아니라고 보고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1일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올해 2차 회의를 열고 이같이 의결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기금위는 이날 회의 결과 한진칼에만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최소한의 경영참여 주주권행사로써 한진칼에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하기로 의결했다.

정관변경 주주제안의 주요내용은 이사가 회사 또는 자회사와 관련해 배임, 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된 때에는 결원으로 본다는 것이다. 해당 결원의 효력은 형이 확정된 때로부터 3년간 지속된다.

이와 관련된 다수의견은, 한진그룹 경영진 일가의 일탈행위로 주주가치가 훼손되었다는 것에 공감했다. 최소한의 상징적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함으로써 오너리스크를 해소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국민연금의 한진칼에 대한 지분보유 비율이 10% 미만이므로,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더라도 단기매매차익이 발생하지 않아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이 적다는 점도 중요하게 고려됐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56%와 한진칼 지분 7.34%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반대의견도 나왔다. 경영참여 주주권행사는 기업의 경영권과 자율권 침해 우려가 있어, 신중하게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발언이다.

행후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서는 대한항공을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하는 등 경영참여에 해당하지 않는 주주권 행사를 논의하고 이를 기금위에 보고할 계획이다. 기금위 의결에 따라 기금본부는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금운용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의결은 다양한 의견을 듣고 투표 없이 합의를 통해 도출한 것”이라고 전했다.

박 장관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참여 여부가 갈린 것에 대해 “10%룰을 염두에 뒀다”면서 “사안이 더 악화되면 단기매매수익을 포기하면서도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겠지만, 아직은 그 단계까지 아니라고 봐 10%룰에 해당하지 않는 한진칼은 적용하고, 대한항공은 발동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박 장관은 회의를 시작하면서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연금은 중대하고 명백한 위법활동으로 국민의 소중한 자산에 심각한 손해를 입히는 경우에는, 수탁자로서 주주가치 제고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투명하고 공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주주활동을 적극적으로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건전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는 대다수 기업의 경우 주주활동을 통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며 “오늘 결정이 향후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결정과정의 모범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박 장관은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원칙)에서 밝힌 주주권행사에 관한 원칙의 로드맵에 따라 구체적인 지침과 가이드라인 등을 준비 중”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주주권 행사를 위해 기금위를 중심으로 위원들의 의견과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담은 가이드라인 등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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