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주주 환원’ 요구 사례 늘어 … “스튜어드십 코드 영향”

입력 2019-02-0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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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자산운용이 광주신세계에 보낸 주주서한(자료제공=KB자산운용)

최근들어 자산운용사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 도입이 본격화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광주신세계에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요구해왔다. KB자산운용은 광주신세계의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광주신세계에 보낸 주주서한에서 “광주신세계는 2017년 기준 배당성향이 4.2%, 배당수익률은 0.5%로 국내 유통업체 중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높은 수익성에도 신규투자 부재와 열악한 주주환원 정책 때문에 10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8%에서 9%로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광주신세계는 2018 회계연도 배당금 총액을 전년의 2배이상 늘렸다. 광주신세계는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3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시가배당률은 1.68%, 배당금 총액은 48억 원이다.

1월에는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홈쇼핑에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증대 등을 요구하는 주주공개 서신을 보냈다.

밸류파트너스는 서신을 통해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지나치게 낮다”며 “최대한 자사주를 많이 매입해 소각하는 것이 주주를 위한 가치 창출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사주 공개매수 등을 통해 대규모 자사주를 매입한 후 내재가치가 주가에 반영된 후에는 잉여 현금흐름의 70% 이상을 배당으로 환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밸류파트너스는 지난해 8월에도 현대홈쇼핑에 불합리한 자본배분 정책과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최고경영자(CEO) 보수 등을 지적하는 주주공개 서신을 보낸 바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큐리언트에 보낸 주주서신(자료제공=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해 9월 지분 6.66%를 보유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큐리언트의 40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큐리언트에 보낸 서신에서 “이번 유상증자 결정은 기존 주주의 보유가치를 심각하게 희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할인율 10%와 기타주식 30% 리픽스 조항은 기존 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대 주주인 당사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3자 배정으로 유상증자 참여 기회도 제공하지 않아 당사와의 신뢰 관계, 고객과 수익자의 중장기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큐리언트 측은 “최근 회사 재무현황과 자금 소요계획 등을 고려해 유상증자를 검토했다”며 “최대주주가 공공기관으로 주주배정에 참여하기 어려운 주주 구성을 고려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자산운용사들의 주주 활동 강화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본격화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주주로서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토록 하는 의결권 행사지침이다.

자산운용사들은 2017년 7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시작으로 잇따라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현재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를 공표한 국내 기관투자가는 총 79곳으로 이 가운데 자산운용사가 29곳,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28곳을 차지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예정 기관투자자로 등록된 기관투자자도 자산운용사 3곳, PEF 운용사 6곳을 포함해 35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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