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 “손익 미치는 영향 없어”…지난해 매각 발목 잡은 부실 털어내
대우건설이 모로코 사피 화력발전소 공사를 마무리했다. 예상손실 2900여억 원에서 400여억 원 가량을 만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이달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모로코 사피 화력발전소 공사의 계약금이 1조7910억6710만4117원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정정전 계약금인 2조413억3110만2534원에서 2503억 원 가량 감소한 수치다.
회사는 정정사유를 도급금액 변경(최종정산)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원가에 이미 반영한 지체보상금(LD) 등을 도급감액으로 정산한 최종 도급액”이라며 “회사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모로코 사피 현장은 대우건설의 ‘아픈 손가락’이다.
모로코 사피 현장의 계약은 2013년에 체결됐다. 그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오만 SUR 발전소 건설공사와 함께 기술력, 사업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수주에 성공한 사업장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문제는 2017년에 불거졌다. 모로코 사피 현장에서 시운전을 하던 중 일부 열교환기에서 결함이 발견돼 기자재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공사기간은 지연됐고 대우건설은 이와 관련해 2900여억 원을 손실로 잡아 2017년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이번 변경된 계약금이 결국 손실인 점을 고려하면 400여억 원 만회한 셈이다.
이 사실은 지난해 초 건설업계 이슈로 떠올랐다. 당시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것이란 얘기가 오가고 있던 시기였다. 대우건설의 모로코 사피 현장의 부실이 부각됐고 호반건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인수를 포기했다.
이후 대우건설은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취임 직후 해외 현장 챙기기에 나서면서 모로코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김승준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작년 리포트를 통해 “새로운 부실 현장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1조 원 이하 발전소, 아프리카에서의 수주 등 기존 대우건설이 잘하는 지역 및 분야에 수주 역량을 쏟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재매각 시점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이에 모로코 사피 사업장의 준공은 대우건설의 몸집을 가볍게 한 요소로 비칠 수 있다. 지난해 호반건설이 제시한 대우건설 인수금액은 1조6000억 원으로 추정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계약금 변경은 발주처와 공식적으로 LD를 반영해 계약서를 다시 작성한 것”이라며 “발주처와 협상을 통해 손실을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