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신도시 공급물량 1순위 미달…건설사 잔금납부유예 등 마케팅 제공
부동산 시장의 냉기가 분양 시장까지 퍼지고 있다. ‘흥행불패’였던 수도권 청약물량에 미분양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은 기류에 건설사들은 입주자 확보에 애쓰고 있다.
21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인천 검단신도시에 공급한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 물량이 1순위 청약에서 미달됐다. 총 1540가구가 모두 일반 분양으로 공급된 단지다.
1순위 청약에서 전용면적별로 75㎡·84㎡A·84㎡B·84㎡C·105㎡ 가운데 84㎡C만 제외하고 모두 미달됐다. 84㎡B(229가구), 105㎡(320가구)의 경우 청약건수가 100건을 밑돌았다.
올해 인천 검단신도시에 공급되는 물량에 미분양 현장은 일찌감치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신공영이 검단신도시에 공급한 ‘인천검단신도시 AB6블록 한신더휴’ 단지에서 1순위가 미달됐다. 2순위까지 청약접수를 종료했을 때 평균경쟁률은 1.14대 1(889가구 공급·1014건 접수)로 집계됐다.
지난해 흥행가도를 이어갔던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에서 미분양 물량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꺾였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진다.
통계지표에도 입주경기가 좋지 않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집계한 입주경기실사지수(HOSI)를 보면 서울의 2월 전망치는 78.5로 1월 실적(81.1)보다 낮게 전망됐다. 인천의 경우 1월 실적치가 60.0으로 떨어져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울산(61.9)보다 낮게 조사됐다.
입주율도 보면 1월 서울 수치는 86.7%를 기록해 작년 12월(85.0%)에서 겨우 올랐다. 인천·경기권은 같은 기간 2.2%포인트 떨어진 82.2%를 기록했다.
아파트 청약에 필요한 청약통장에 대한 관심도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인터넷상에서는 청약저축이 필요한지에 대한 글도 종종 눈에 띈다.
금융결제원이 집계한 지난달 주택청약종합저축 총 계좌수는 작년 12월보다 겨우 0.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2월 20일자 ‘“어차피 집 안 살텐데요”…청약저축도 외면’)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근엔 청약을 통한 지정계약은 60% 정도이고 나머지는 무순위 선착순 물량을 염두하는 분위기”라며 “작년과 달리 청약시장은 무너졌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건설사들은 미분양·미입주 해결책으로 마케팅을 동원하고 있다. 빈집 자체가 손실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브랜드 평판에도 흠집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과 GS건설 컨소시엄은 경기 용인에 분양한 ‘용인성복힐스테이트&자이’의 미분양 물량에 대해 최초 공급가격보다 1억 원가량 할인한 값에 분양을 실시 중이다. 또 2년 무이자 잔금 납부 유예와 대출금 5년 거치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이 단지는 3659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로 2010년 입주를 시작해 9년이 지나도록 빈집 해소에 나서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인천 ‘e편한세상 영종 하늘도시2차’의 잔여 가구를 대상으로 협력 중개업소 네트워크를 만들어 계약을 촉진하고 있다. 전세 희망 고객을 대상으로 전세보증금 반환 보험료를 시행사에서 지원한다. 전세를 지원해 입주자들이 자금을 수월히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셈이다.
한화건설은 2014년 입주한 ‘김포풍무 꿈에그린 유로메트로’ 미분양분 해소를 위해 미분양 물량 계약자들에게 2년간 잔금 납부 유예 혜택을 제공하고 일부 가구에 한정해 대출 이자와 취득세를 지원하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가 더 심각한 지방 사업지들도 빈집 공포를 피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SK건설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경북 포항 두호동에 분양한 ‘두호 SK뷰 푸르지오’는 입주를 1년 앞둔 상황서 신규 계약자를 위한 사은품 이벤트를 펼친다. 선착순 계약 50가구를 대상으로 가전제품을 증정하기로 한 것이다. 또 발코니 확장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잔금 중 20%는 입주 2년 뒤 치를 수 있도록 하는 등 혜택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