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 산업부 기자
허 회장은 2017년에 이어 이번 취임사에서도 ‘전경련의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3대 혁신안을 발표하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국민들이 보시기에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이 자리를 다시 맡겨주신 만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36대 회장 취임 당시에도 “앞으로 환골탈태해 완전히 새로운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전경련의 혁신 방안을 강조한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그러나 허 회장은 2년 전과 달리 올해 취임사에선 ‘경제 활성화’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는 취임사에서 “향후 임기 동안 우리나라의 경제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사업들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며 △저성장 극복과 지속가능 성장 △일자리 창출 △산업경쟁력 강화 △남북 경제협력 기반 조성을 중점 사업으로 꼽았다. 이는 전경련의 투명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만큼 본격적으로 전경련의 존립가치인 ‘자유시장 경제의 창달’과 ‘국민경제의 발전’을 실현하겠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전경련이 예전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선 허 회장의 역할이 임중도원(任重道遠)하다 . 지난 임기에 투명성을 높이는 노력을 했다면 올해는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경제단체의 역할을 십분 수행해야 한다.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규제로 인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이 어려워지는 지금 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투명한 통로가 돼야 한다.
허 회장은 8년 전 처음 전경련 회장에 추대됐을 당시 “자유시장 경제의 창달과 국민경제의 발전이라는 전경련의 존립 가치를 실현하는 데 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소위 ‘패싱’을 당하고 있는 전경련이지만, 과거와 현재 존립 가치는 똑같다. 허 회장이 초심처럼 자유시장 경제의 창달과 국민경제의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전경련의 위상은 회복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