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FI)들이 거의 모든 금융지주와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자신의 지분을 인수할 대상으로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등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져 교보생명그룹 전체의 주인이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 FI와 신창재 회장은 FI와 신 회장 지분을 묶어 3자에게 넘기는 이른바 ‘공동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FI 관계자는 “신 회장 지분까지 모두 인수할 수 있는 투자자들과 접촉 중”이라며 “거의 모든 금융지주와 만났다고 보면 된다”고 확인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 역시 “한달 전에 FI들이 기업상장(IPO)을 포기하고 신 회장 지분을 포함해 공동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며 “신 회장도 지분을 매각하려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회장과 FI들의 악연은 2012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당시 코세어, 어피니티 등 FI들은 대우인터내셔널이 가진 교보생명 지분 24%를 인수하면서 2015년 9월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계약 조건을 달았다.
신 회장이 이를 이행하지 않자 FI는 지난해 12월 2조 원 규모의 풋옵션을 행사했지만, 신 회장은 자금 부족으로 FI 지분을 사주지 못했다.
이에 신 회장은 최근 IPO를 추진한다고 발표했지만, FI들은 현실성이 부족하다며 소송을 제기하며 신 회장을 압박했다.
신 회장은 자신의 지분을 인수할 대상으로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경쟁자인 신한금융이 지난해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를 인수하면서 교보생명 인수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금융의 경우 신 회장과 주식 등가 교환을 했을 때 신 회장이 하나금융의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교보생명과 KB금융은 지분 인수 가능성에 대해 얘기를 주고 받았던 사이”라며 “하지만 신 회장 입장에선 주식 교환시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할수 있는 하나금융지주가 더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