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성명 “금리 조정에 인내심 가질 것”…점도표, 올해 금리 인상 ‘제로’ 시사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한편 보유자산 축소를 9월 말에 종료한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연준이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25~2.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과 부합한다.
FOMC 성명은 “1월 마지막 회의 이후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고용시장은 강력함을 유지했지만 경제활동 확장세는 지난해 4분기의 꾸준한 페이스에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성명은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전개, 안정된 인플레이션 압력에 비춰 향후 금리 목표범위에 대한 조정을 고려할 때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내심을 갖는다는 것은 판단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며 “정책 변경을 명확하게 필요로 할 만큼 고용과 인플레이션 전망이 변화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리스크가 경제 전망을 압박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있어서 금리를 현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금리를 어느 방향으로도 움직일만한 타당성을 나타내는 데이터가 들어오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이날 FOMC 성명과 함께 분기 경제전망 보고서도 발표했다. 여기에서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는 올해 금리가 동결될 것임을 나타냈다. 연준 위원 17명 중 11명이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제로(0)로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점도표가 올해 금리가 두 차례 오를 것임을 시사한 것과 비교하면 연준은 불과 3개월 만에 방침을 크게 전환한 것이다. 2015년 말부터 3년간 지속된 금리 인상 주기가 사실상 멈출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20년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한 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7명이 동결을 주장했지만 1회 이상의 인상을 전망한 위원이 10명에 달했다.
경제 전망에서 연준 위원들은 장기 실업률을 4.0~4.6%로 내다봤다. 장기 실업률 전망 중간값은 4.3%로, 1년 전의 4.5%와 2016년의 4.8%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장기 실업률 전망 하락은 경제가 인플레이션 가속을 초래할 정도의 압박을 주지 않는 가운데 고용이 확대될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WSJ는 풀이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작년 12월 시점의 2.3%에서 2.1%로 하락했으며 실업률 예상치는 3.5%에서 3.7%로 높아졌다. 물가상승률은 향후 3년간 목표인 2%에서 제자리 걸음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연준은 이번 FOMC에서 보유자산을 축소하는 이른바 ‘양적긴축’을 오는 9월 말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올해 4분기에 자산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 전망보다 이른 것이다.
연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미국 국채와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했다. 그 결과 보유자산이 금융위기 전의 9000억 달러(약 1017조 원)에서 최대 4조5000억 달러로 팽창했다.
이에 연준은 지난 2017년 가을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재매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보유자산 축소에 들어갔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둔화와 세계적인 주가 하락 등에 긴축정책으로 간주되는 자산 축소를 조기에 종료하기로 한 것이다. 연준은 당초 종료 시기를 2021~22년으로 상정하고 있었다.
연준은 또 보유 국채 축소 한도도 5월부터 기존 월 30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줄이고 나서 9월에 축소를 종료할 계획이다. 10월부터는 200억 달러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만기가 돌아오는 MBS를 국채에 재투자해 대차대조표 균형을 맞춰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