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같은 조정기에는 입지, 상품 등 단지 경쟁력에 따라 오르는 곳과 내려가는 곳이 확연히 구분되는 시장입니다. 2017~2018년 진행된 상승장을 타고 덩달아 오른 곳들은 조심해야 하는 것이죠.”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2019 이투데이 부동산투자포럼’에서 강연을 맡은 ‘빠숑(필명)’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주택시장의 흐름에 세부적인 분화가 나타나는 ‘지역장’에 접어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학렬 소장은 주택시장 투자를 고려할 때 10년 이상을 본 장기 투자, 5년 정도인 중기 투자, 3년 미만인 단기 투자로 나눠본다면 단기 투자는 고려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단기 투자는 소위 투기꾼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들이 개입하는 영역으로 일반 투자자가 성공하기 힘든 방식이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장기 관점에선 웬만해서 오르게 돼 있고, 중기 관점에선 호재 실현 여부에 따라 상승을 경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장기로 놓고 보면 상승률에선 차이가 있지만 웬만해선 오른다”며 “이 와중에도 오르지 않은 곳들이 있는데 이 경우 실질적인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과다한 기대심리가 개입되면서 너무 높은 값에 공급된 지역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소장은 최근 서울 아파트가 약세를 보이지만 하락폭이 클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조정기는 아파트를 사고 싶은 실수요층이 대출을 못 받아 못 사는 상황이다”며 “아파트값이 빠질 것이란 생각에 대부분 매수를 꺼리던 2010~2013년과 달리 견고한 유리바닥이 아래를 받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결국 신축아파트에 대한 갈망이라고 한 김 소장은 “1971년 반포 1단지, 여의도 미성 아파트 등 아파트 시대가 열렸다”며 “2000년 강남 아파트가 30년 만에 처음 평당 1000만 원 시대를 열었는데, 2000만 원이 되는 건 5년, 3000만 원은 2년, 4000만 원은 1년 걸렸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파트값이 급격히 오르게 된 건 아파트의 상품성에 대한 경험이 축적되며 수요가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생활 만족도에서 큰 차이가 나 구축에서 신축으로 옮겨가는 건 가능하지만 거꾸로 가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서울 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이는 1인당 사용 면적이 늘어나며 발생하는 문제라며 그만큼 공급이 줄어 아파트 가치는 높아지게 돼 있다”며 “3기 신도시도 서울 중심지와의 접근성이 승패를 가를 요인임에 따라 과천과 하남 쪽에 유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