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가 택배 시장을 넘보고 있다. 전국 곳곳에 촘촘히 위치한 점포와 물류 센터를 통해 직접 택배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G25가 ‘반값택배’로 직접 택배 서비스에 뛰어든 데 이어 CU(씨유) 역시 위탁 서비스에서 벗어나 직접 택배 서비스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25일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기존 편의점 물류 배송 인프라를 활용해 ‘반값택배’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반값택배’는 소비자가 GS25 점포에서 택배 발송을 접수하면, 상대방은 물품이 배송되는 GS25 점포에서 찾아가는 구조다.
배송에는 GS25에 상품을 공급하는 물류 배송 차량과 물류센터가 이용된다. 전국 500여대의 GS25 상품 배송 차량이 접수된 택배를 1차 거점인 30여 곳의 물류센터로 운송해 경기도 이천 GS허브센터로 집하된 후 다시 GS25 배송 차량을 통해 수취 점포로 이동된다.
‘반값택배’는 접수부터 수령까지 소요 기간을 약 4일로 정했다. 1~2일 만에 배송되는 일반 택배보다 다소 길지만 요금은 일반택배(2600~6000원)보다 최대 65% 저렴한 1600~2100원 사이다.
택배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편의점 업체는 GS25뿐만이 아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 역시 택배 배송 서비스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다.
CU는 2017년 ‘비지에프포스트’라는 전용 택배 회사를 설립해 적접 택배 진출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충북 진천에 연면적 5만8446㎡(약 1만7680평)의 대규모 물류센터를 새로 오픈했다. 택배 서비스 진출 시 진천 센터를 허브 센터로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진천 물류센터가 자리잡는 대로 (택배 서비스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체들이 택배 서비스에 눈독 들이는 이유는 최근 편의점의 택배 위탁서비스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기준 전체 편의점의 약 94.2%가 택배 위탁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특히 출점 절벽에 따라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장해야 하는 상황에서 택배 시장은 기존 물류센터와 점포, 배송망을 이용해 손쉽게 진출이 가능하다.
걸림돌은 택배 회사의 반발이다. GS25는 낮은 배송료 대신 배송 기간을 4일로 길게 잡아 논란을 피했다. 일반 택배회사가 빠른 배송과 정확한 배송지 수령이 원칙인 고급 시장이라면 편의점 택배는 배송 기간이 길고, 고객이 점포로 직접 찾아가는 번거로움이 있는 저가 틈새 시장이라는 것. GS25 관계자는 “자체 물류센터와 일배송 차량을 이용해 요금을 낮췄다”면서 “특히 중고 상품 등 기간에 상관없고 저렴한 비용을 원하는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의 양대 산맥인 두 회사를 제외하고는 다른 편의점 업체들은 당분간 택배 사업이 직접 뛰어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GS25와 CU는 점포 수가 많은 데다 자사 물류센터를 운영해 택배 시스템 구축이 용이하지만, 타 업체의 경우 물류센터가 아웃소싱 형태로 자체 물류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가 택배 관련 서비스 강화를 통해 생활 편의 플랫폼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움직임은 뚜렷하다. 세븐일레븐은 2017년부터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온라인몰에서 주문한 상품을 점포에서 픽업할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작년 크리스마스 당시 모바일 앱을 통해 케이크 등의 상품을 구매하고, 원하는 매장을 지정해 수령하는 O2O 서비스를 선보였다. 올해는 주문 상품 범위를 확대해 픽업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