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민연금, 한진칼 석태수 사내이사 선임에 찬성

입력 2019-03-27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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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국민연금이 29일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석태수 한진칼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에 찬성한다.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한 지 하루 만에 상반된 결론을 내린 것이다.

27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한진칼 주총 안건의 의결권행사 방향에 대해 심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동 후보가 대표이사로서 단기차입금의 증가를 결정한 것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일환인지, 최근 제기되었던 주주제안의 감사 선임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인지가 명백하지 않으므로 주주권익 침해 이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찬성했다"고 밝혔다.

석태수 한진칼 대표 사내이사 재선임 건은 이사 자격과 관련한 국민연금의 주주제안과 함께 이번 한진칼 주총의 주요 안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석 대표 재선임은 보통 결의사항으로 국민연금의 찬성표가 없어도 조 회장과 우호 세력의 지분이 의결 정족수 50%를 넘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KCGI는 조 회장의 측근인 석 대표 대신 다른 사람을 사내이사로 추천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의결권 자문사의 견해는 엇갈렸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과 국내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석 대표의 재선임 찬성을 권고했다.

반면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석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반대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도 "지난해 10월 조양호 회장이 횡령ㆍ배임 혐의로 기소된 상황에서 사내이사로서 관리자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KCGS의 의결권정보광장에 따르면 해외 연기금 중에서는 플로리다연금(SBA of Florida)이 석 대표의 연임을 반대한다고 사전 공시했다.

지난달 국민연금은 한진칼에 ‘경영참여’에 해당하는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으며 경영참여 주주권행사로써 한진칼에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하기로 의결했다. 주식 보유목적도 단순투자목적에서 경영참가목적으로 변경했다.

국민연금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가 이 회사 또는 자회사와 관련하여 배임ㆍ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된 때에는 즉시 이사직을 상실한다 △제1항에 해당하는 자는 형의 선고가 확정된 때로부터 3년간 이 회사의 이사로 선임될 수 없다는 내용을 정관에 신설하는 안건을 주총에 올렸다.

정관변경 안건은 특별결의 사항에 해당한다.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통과된다.

조 회장 측은 이미 3분의 1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이 28.93%다. 2대 주주인 KCGI가 12.80%를, 국민연금이 6.70%를 갖고 있다.

이른바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행동주의 펀드 KCGI는 한진칼 주총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주제안을 하려 했으나 법원의 판결로 무산됐다.

21일 서울고등법원 민사25부는 “한진칼 주총에서 KCGI가 주주제안을 할 자격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29일 주총에서 KCGI의 주주제안(사외이사ㆍ감사 선임 건 등)은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는다.

전일 수탁자위는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 반대를 결정했다. 해외 연기금 등도 반대에 동참했다. 이날 대한항공 주총에서 조 회장의 연임안은 부결됐다.

조 회장은 270억 원 규모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있다. 조 회장 일가도 '땅콩 회항' 사건을 비롯해 '물컵 갑질' 등 각종 사건 및 물의를 일으켜 주가에 악영향을 줬다. 한진그룹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에 따른 주주권 행사 첫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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