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개방경제라고 하는데, 개방경제인 우리로서는 늘 대외여건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2월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당시에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미·중 무역협상, 브렉시트(Brexit) 등 우리가 처한 대외여건은 불확실했었지만 그래도 지금처럼 이렇게까지 불확실한 적은 없다,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이 높다고 이렇게 제가 말씀을 드린 바가 있습니다. 이후 한 달 간의 상황 변화를 되짚어 보면, 앞서 언급한 여러 가지 요인 중에서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미 연준이 지난달 FOMC 회의에서 예상보다 완화적인 스탠스(stance)를 밝혔고, 그러다보니까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 싸이클(cycle)이 사실상 종료된 것이 아니냐 하는 그런 시각이 대두되었습니다. 또한 3월 초에 ECB는 현 수준의 정책금리 유지 기한을 당초 금년 여름으로 잡았다가 그것을 연말까지로 늦추었고, 일본은행도 당분간 현재의 완화적인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밝힌 바가 있습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이 같은 입장 변화를 종합해 볼 때, 금년 중 주요국의 통화정책은 대체로 현재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외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또 글로벌 경기둔화 흐름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본유출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우려를 완화시켜 주는 그런 효과도 있다고 봅니다.
반면에 미국의 무역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줄지 않고 있어서 향후 전개방향과 그 영향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었습니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서도 수입자동차에 대한 관세부과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봅니다. 더구나 미국은 최근에는 EU와 일본과도 무역협상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브렉시트 문제도 당초의 탈퇴 시한을 일시 연장했지만 아직도 영국 의회 내에서 이견이 커서 언제, 어떠한 형태로 결론이 날지 예상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또 중국과 유로지역의 성장세도 둔화 흐름을 보임에 따라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지난달 하순에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주요국의 장기시장금리가 상당폭 하락하고 터키, 아르헨티나 등 일부 취약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큰 폭 절하되는 등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었습니다. 특히 주요국에서 장·단기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장·단기금리는,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로 본 장·단기금리가 지난달 22일, 2007년 이후에 처음으로 역전이 되었고 독일과 영국, 캐나다, 호주, 그런 여러 나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지난주 수요일부터 기준금리를 밑돌았습니다. 이러한 장·단기금리 역전 현상에 대해 글로벌 경기침체의 전조라고 해석하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경기 흐름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시장참가자들이 일시 과민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는 그런 견해도 있습니다.
제가 지난달 BIS 총재회의에 참석했는데, 거기서도 향후 글로벌 경기상황에 대한 여러 가지 논의가 있었습니다. 논의를 종합해 보면 대체로 글로벌 경기가 다소 둔화되기는 하겠지만 침체로까지는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정치적 리스크까지 더해져서 주요국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이 같은 대외여건 변화와 앞으로의 전개방향, 그리고 그간의 국내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해서 우리경제에 앞으로의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저희들이 다시 짚어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에 기초한 거시경제 흐름, 또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앞으로의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해 나가겠다 하는 그런 생각입니다. 제 발언은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 지금 기자님 지적하셨듯이 최근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금융위기 이후에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하겠습니다. 그 원인을 보면 수년간 주요국의 공급과잉이 지속되었고, 또 2014년 이후에는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데다 임금상승세도 크지 않았던 데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러한 글로벌 저인플레이션 현상이 국내로 파급되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글로벌 밸류 체인(global value chain)에 우리 경제의 참여, 그 다음에 지적하셨듯이 온라인거래 확산과 같은 구조적 요인도 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에 더해서 우리 수요측면에서 물가압력이 크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또 제가 언급을 해야 될 게 정부의 복지정책 강화, 그 다음에 석유류 및 농산물가격 약세와 같은 일시적인 공급충격도 추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입니다. 앞으로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면 당분간은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을 하다가 제가 앞서 언급한 여러 가지 공급측의 하방압력이 완화되면서 점차 높아져서 하반기 이후에는 1%대 중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현재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 두 가지 질문드리는데요. 한은이 지난 1월에 반도체 수요둔화 요인이 하반기에 좀 해소될 것으로 전망을 하셨는데,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 가이던스(guidance)를 기대 이하 수준으로 발표한 이후에 ‘하반기에도 회복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여전히 하반기 반도체 경기 회복을 전망하시는지 하고요.
두 번째는 현재 정부가 추경편성을 추진 중인데, IMF 권고 역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주문을 했습니다. 정부의 재정부양과 맞물려서 한은도 하반기에 통화정책 스탠스를 폴리시믹스(policy-mix) 차원에서 완화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지, 그것에 대해서 총재님 의견을 여쭙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최근에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고 일부 반도체 수출기업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함에 따라서 향후 반도체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지난해 4/4분기 이후에 반도체 단가가 상당히 빠르게 하락하면서 수출과 매출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경기에 관해서 이렇게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사실상 반도체 경기는 아무래도 관련 전문기관의 예상을 참조해서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관련 전문기관의 전망을 다시 종합해보면 아직까지는 최근의 반도체경기는 일시적인 조정국면의 성격이 강하고 하반기 이후에는 메모리 수요 회복에 힘입어서 개선될 것이라는 견해가 아직은 다수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주 최근 들어서는, 요 며칠 사이에 파악을 해 보면, 물론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을 하면서도, 그 시기가 하반기에서 그 뒤로 자꾸 늦춰지고 회복속도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더 느려질 것이라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아직 전체 의견은 제가 앞서 말씀드렸듯이 ‘하반기 이후 회복’이라고 하는 견해로 아직 전문기관들은 보고 있는데, 최근 들어서는 그야말로 ‘회복되더라도 조금 늦게, 그리고 속도도 조금 더디게’ 이런 견해가 나오고 있어서 상당히 우려를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통화정책을 더 완화적으로 가져갈 수 있느냐는 질문을 하셨는데, 사실상 IMF가 재정·통화정책을 보다 확실하게 완화기조를 갖고 갈 것을 권고했습니다. IMF가 이렇게 권고를 낸 것은 우리경제의 하방리스크를 좀 더 크게 보고 있는데 기인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잘 아시다시피 저희도 연초부터 올해 통화정책을 운영함에 있어서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하는 스탠스를 저희들이 밝혀왔습니다. 그런데 더 완화적으로 가야 하는지의 여부는 앞으로의 경기흐름과 금융안정상황의 전개방향에 달려있을 겁니다. 현재로서는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 보고 있습니다. 현재의 기준금리 1.75%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책정한 우리나라의 중립금리 수준이라든가 또 시중 유동성상황에 비추어 볼 때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으로 저희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금융안정 측면에서 보더라도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저희들이 금융불균형 위험에 대한 경계를 아직 늦출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앞서 언급하시긴 했는데 최근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등 채권금리의 강세가 빠르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채권금리의 강세가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도 해석을 하고 있는데요. 총재님께서 보시기에 현재 기준금리가 여전히 완화적이다 라고 말씀하셨다면 현재 채권시장의 이러한 반응은 좀 과도한 쏠림이라고 해석을 하시는지, 아니면 다른 평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 모두발언에서 말씀드렸듯이 지난주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장단기 금리의 역전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장기금리가 하락한데다,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대규모로 매수한데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3월 20일에 미국에서 역전현상이 있었다고 말씀드렸는데 지난주 금요일에 미국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그날은 장·단기금리 역전현상이 해소되었습니다. 그래서 금융시장이 다소 과민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며칠 사이에 그런 현상이 있었습니다만 앞으로의 장단기금리가 어떻게 갈지는 조금 더 지켜보고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최근 들어 상당히 높아진 것은 사실인데, 그래도 잘 짚어보면 전문기관도 그렇고, 아까 BIS 중앙은행 총재회의의 예를 들었습니다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아직은 과도한 게 아니냐 하는 그런 시각이 많습니다. 금융시장에서도 거기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그게 다 주된 이유는 아닙니다만. 그래서 최근에 일어나는 현상이니까 이것은 조금 더 흐름을 지켜보고 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겁니다.
△ 두 가지 질문 드리겠는데요. 최근에 경제지표들이 좋지 않게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요. 4월에 수정경제전망이 있는데, 1월에 전망하셨던 것에 비해서 어떻게 보시는지 말씀 부탁드리고요.
또 총재님께서 우리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에 대해 과거부터 계속 강조해 오셨는데 지금 현재 구조개혁 진행 상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그리고 지금 시점에 시급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2월중 주요 실물지표의 감소폭이 좀 컸는데, 이는 설 연휴의 영향도 작용했기 때문에 해석하는데 주의가 필요하리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설 연휴에 따른 영향을 감안해서 1, 2월을 같이 놓고 보는데 그렇게 보면, 최근 국내경제의 성장흐름이 다소 완만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습니다만 여건 변화, 특히 대외여건 변화를 보면 거기에 비추에 볼 때 하방리스크가 좀 더 커진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런 하방리스크가 커졌다고 하지만, 우리가 1월에 성장전망치를 내놨는데 연간 성장전망을 바꿔야 할 정도인지는 좀 더 짚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현재 보고 있으니까, 점검하고 있으니까 그 결과를 토대로 저희들이 전망 발표할 때 말씀드리겠습니다.
구조개혁의 필요성은 2014년 총재로 취임하고 나서부터 어느 자리에서든 빼놓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 경제가 지속가능한, 서스테이너블(sustainable)한 성장을 위해서는 구조개혁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구조개혁이라고 하는 것은 본래 그 성과가 단기간에 가시화되기가 쉽지 않고, 더더욱 그 추진 과정에서 사회구조 합의도출이 필요한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정부에서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만 기대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조개혁이라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긴 시계에서 계획을 수립하고 그 다음에 그것이 꾸준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는 것은 다시 한 번 여기서 재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도 이런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인식을 해서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규제혁신이라든가 신기술·신산업 지원강화 같은 그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또 최근에는 소위 규제 샌드박스(sandbox)라든가 규제 입증책임 전환제 도입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구조개혁이 어디에 보다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미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것이 뭐냐하면, 보다 과감하고 획기적인 규제혁신, 그리고 노동시장에 ― IMF가 얼마 전에 와서 유연안정성이라는 말을 썼는데 노동시장에 ―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유연성을 높이는 그런 노력을 우리 구조개혁에 가장 역점을 둬야 될 과제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규제혁신과 관련해서는 또 노동시장에 안정성, 유연성은 아마 그 이전의 정부에서도 빠짐없이 추진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약간 여담입니다만 제가 한두 달 전에 중앙은행 총재회의 했을 때 핀테크(Fintech)가 하나의 토픽(topic)이 돼서 토론한 적이 있습니다. 핀테크를 영위하는 큰 기업을 빅테크(Big tech)라고 하는데 핀테크, 빅테크가 가장 앞서가는 나라, 많이 발달한 나라를 중국을 꼽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핀테크, 빅테크가 발전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이 뭐냐 했더니 중국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핀테크 발전의 가장 큰 요인은 영어로 하면 ‘거버먼트 페이션트(government patient)’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정부의 인내라는 것이지요. 정부가 큰 부작용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야말로 풀어줬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중국 핀테크 발전의 가장 주된 요인이 정부의 인내라고 하고 표현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봅니다. 규제혁신, 정부가 많이 노력했는데 앞서 표현했듯이 그야말로 과감하고 획기적인 규제혁신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한 가지 여쭙고 싶은데요. 지난주 국회에서 총재님께서 화폐단위 변경을 말씀을 하셔서 주목을 받고 계신데, 장단점에 대해서는 다들 아시는 분들이 많으실 테니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신 부분에서, 지금 이 시점에 논의를 한다는 것에 무게를 두신 것인지, 논의를 한다고 하면 어떤 점들이 고려가 돼야 된다고 생각을 하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 그것은 잘 아시지만 먼저 질의를 해서 제가 답변을 했습니다. 지금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이 필요할 때라고 해서 말씀드린 것이 아니고, 리디노미네이션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해서 그야말로 원론적인 말씀을 드렸어요. 논의할 때는 됐다 이거지요. 논의할 때는 됐는데 지금이냐고 하는 것은 지금 이 시점, 그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닙니다. 그야말로 이것은 장점 못지않게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뭐랄까 부작용이라고 할까요? 단점도 있기 때문에, 이것은 정말 컨센서스(consensus)가 없이 추진하면 이 조치에 대한 의구심만 키울 수 있고, 또 불필요한 혼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논의는 어느 정도 이 논의가 필요하다고 하는 인식이 돼 있을 때 가능할 겁니다. 저희들은 어디까지나 준비는 되어 있지만 저희들이 그 논의를 먼저 주도하고 할 그런 의도로 말씀드린 게 아니고, 질의응답 과정에서 질문해서 답한 거고, 꼭 이 시점이 아니더라도, 제가 말한 지금이라고 하는 것은 이제는 그런 논의가 이루어질 여건이 됐다 이런 뜻에서 말씀드린 겁니다. 지금, ‘롸잇 나우(right now)’가 아니고요.
그 다음에 두 번째 질문은 그래도 연임 1주년이라 1주년 관련돼서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지금 연임 1년 동안의 소회나 이런 것에 대해서 답변을 좀 부탁드리는데요. 저는 좀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가장 뼈아픈 한은 지적이라고 하면 작년 국감도 그렇고 이번 업무보고 때도 그렇고 한은사라는 말씀을 들은 게 참 외람되지만 되게 뼈아픈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말씀을 벗어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경주하실 것으로 생각하는지 답변 같이 부연해서 부탁드립니다.
- 첫 번째 질문을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기존의 스탠스를 바꿨다든가 후퇴했다든가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그날 국회의원 질의응답 과정에서 혹시 기억이 나시면 아실 텐데, 그 말씀은 뭐냐면 ‘그러면 인하할 생각이 없느냐, 인하도 안 하느냐?’ 이렇게 물어봤어요, 1문1답 하면서. 그래서 정책을 하다 보면, 제 생각은 그랬어요. 정책을 하다 보면 100%가 아니고 절대 아니고 하는 게 어디 있겠어요.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그래서 ‘인하도 못하는 거냐?’ 그래서 경제가 아주 나빠지면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하는 그런 답변입니다. 그래서 전제가 그렇게 달려져 있던 거지요. 그래서 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가변적이지요. 상황에 따라서. 그 말씀을 드렸다고 해서 기존의 기조를 바꿨다는 것으로 해석하지 마시고, 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상황이 바뀌면, 미 연준도 한 번 보세요. 12월에 올릴 때 그렇게 했다가 한 달 사이에 바뀌고 그러잖아요. 그러니까 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스탠스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요. 그렇다고 제 말을 그 전에 앞에 있던 말과 다르다고 해석하지는 말아달라는 말씀을 다시 드립니다.
한은사, 여러 가지 따끔한 질책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작년 7월 하반기 국회 업무보고 첫날로 기억을 합니다. 보고하는 날 아침에 모 일간지에서 우리 한은의 자료를 가지고 한쪽으로 해석해서 크게 실린 적이 있습니다. 그게 업무보고 하는 당일이었거든요. 그래서 전체 톤이 그것이 아니고 균형있게 쓸려고 해도 그렇게 보도가 돼서, 제가 국회에 가서 어김없이 그 얘기가 나왔길래, ‘그런 거니까 의원님들이 그런 것을 다 이해를 하시고 보셔야 되는 것 아니냐’ 했더니 어떤 의원님이 ‘왜 그런 쓸데없는 빌미를 제공했느냐’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자꾸 그렇게까지 이것 가지고 질책을 하면 저희들이 점점 더, 뭐라고 할까요, 연구하고 분석하는데 지장을 주는 겁니다, 제가 그렇게 답변을 드린 적이 있는데요. 어떻게 보면 이 실무자들은, 직접 연구담당자들은 자꾸 그런 게 반복이 되면 영향을 어느 정도 받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소신껏 하라고 해도 알게 모르게 그 개인들은 위축이 되는 게 사실이고 그래서 그런 균형된 쪽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가 오히려 부탁드리고요. 어떻든 간에 쓴소리가 부족했다고 하는 것에 대한 지적이 있어서 저희들이, 또 제가 앞으로 하겠다고 약속을 했으니까 앞으로는 그런 쪽에 부응하도록 노력을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원래 조사·분석 같은 것을 해서 릴리스(release)할 때는 커미티(committee, 위원회)를 둬서 바깥으로 내보내는 것에 대한 적절성을 심사합니다만 그것에 대한 것도 좀 더 전향적으로 한다고 할까요? 좀 더 적극적으로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고, 그 다음에 경제연구원의 연구의 방향을 좀 바꾸겠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연구원이 그 사이에는 아카데믹(academic)하고 이론적인 그런 쪽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보다 현실적인 과제연구를 담당하게끔, 그래서 굳이 영어로 표시한다면 ‘폴리시 오리엔티드(policy oriented)’된, 아카데믹하고 씨어리(theory, 이론)에 대한 연구보다도 현안위주로 연구에 보다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경험이 많은 사람이 필요한데 안팎으로 많은 사람을 물색하다가 그래도 지금까지 폴리시와 관련된 현안분석에 경험이 많은 전임 조사국장을 경제연구원장으로 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고 그래서 저희들이 경제연구원과 조사국 쪽 부서와 인사를 좀 섞어서 각 부서에도, 연구원에 있는 박사들이 가서 연구를 하더라도 이론적으로 백업을 하게하고 또 연구원에는 정책현안의 경험이 많은 …, 그렇게 교류를 해서 사실상 경제연구원이든 조사국이든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정책현안 쪽에 관심을 갖는 쪽으로 해야겠다, 그렇게 한 바 있고, 다른 나라 주요국 중앙은행의 조사국 현황을 다 봤습니다. 봤더니 종래의 한은 경제연구원처럼 아카데믹한 쪽으로 하는 연구소를 두고 있는 중앙은행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또 별도 연구원을 따로 두지도 않고 대부분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연구는 정책과 관련된 연구가 많았다는 점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 성장률 수정전망 관련해서 앞에 얘기가 나오기는 했는데, 지금 추경 얘기가 나오고 있잖아요. 규모가 어떻게 될지 실제 하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1월 전망을 할 때 추경을 염두에 두지 않고 반영하지 않고 했다고 저번에 국회에서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그렇다면 만약에 추경을 안 하게 되면 성장률 전망이 더 낮아진다고 보시는지, 추경을 하게 되면 지금 2.6%에서 더 올라가게 되는 건지 궁금합니다.
- 추경 갖고 2.6%을 조정할 수는 없고, 다른 요인이 다 많기 때문에. 지금 말씀하셨듯이 1월 전망할 때는 추경을 그때는 전혀 예상을 안했기 때문에 반영이 안 돼 있고, 4월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망을 할 때 추경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 다음에 추경이 되더라도 어느 정도에 편성이 되는지, 그 다음에 그 용처가 어디인지에 따라서 전망에 반영하는 정도가 다를 겁니다. 예를 들면 4월에 곧바로 추경이 될지, 아니면 좀 더 지연돼서 하반기에 될지, 또 추경이 되면 규모는 얼마고 그 추경의 내역이, 지출이 말이지요. 어떤 지출이 많은지 그것을 감안해야 되기 때문에 저희들이 이달 전망치에 추경을 곧바로 반영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여기서 결정할 것은 아니고 조사국 실무진들이 할 텐데 아마 그것 갖고 고민을 하게 될 겁니다. 4월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겠지요. 왜냐하면 시기도 그렇고, 이게 언제 편성돼서 언제부터 지출되느냐에 따라 다르지 않습니까. 시기, 규모, 그 다음에 용도를 모르기 때문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을 거고. 앞서 여러 가지 하방리스크, 대외여건을 보면 하방리스크가 커진 것은 사실인데 그것을 전망에 반영할 수 있을지 여부는 판단이 안 선다고 말씀드렸는데, 어떤 리스크 요인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전망의 수치로 구체화 시키는 것은 또 다른 문제거든요. 그래서 추경은 제가 그렇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