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패션기업, 화장품 사업으로 돌파구 찾는다

입력 2019-04-08 13:59수정 2019-04-0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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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 영업익 79% ‘화장품’…제로투세븐, ‘궁중비책’이 실적 견인

실적 부진에 빠진 패션기업이 화장품 사업으로 돌파구 찾기에 나선다.

8일 KB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매출은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증가했고,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36% 성장했다. 반면 의류 부문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4%, 3.8% 하락했다. 이 보고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납품하는 저가 의류 브랜드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비디비치’ 인수를 시작으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후 관련 분야를 지속적으로 육성해왔다. 비디비치의 경우 지난해 연 매출 1200억 원대를 돌파하는 등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브랜드 중 최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호실적은 화장품이 이끌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영업이익 555억 원 중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은 21%, 화장품이 79%를 차지했다.

유아동 기업 제로투세븐 역시 화장품 사업으로 실적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제로투세븐은 적자를 면치 못하는 패션사업부와 달리 궁중비책을 내세운 코스메틱 사업부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코스메틱사업부의 매출은 전년도 매출 200억 원에서 50%나 성장한 3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7억 원에서 48억 원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나온 한화투자증권 보고서에는 “코스메틱 사업부의 기여로 흑자 전환을 기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다.

화장품 사업에 도전한 패션 기업이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두자 화장품 사업에 도전장을 내미는 패션 기업이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한섬은 랑방, 덱케 등 실적이 부진한 브랜드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철수하는 등 실적 부진 개선을 위해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화장품 사업에 도전해 영업이익을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한섬은 지난달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화장품 제조 및 도소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함으로써 한섬의 화장품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패션 사업 비중을 줄이고 식음료, 호텔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한 영업이익 끌어올리기에 나선 LF의 경우, 하반기 내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다. LF는 지난해 헤지스에서 남성용 화장품 ‘룰429’를 출시했는데 대표제품인 ‘슬리핑 퍼팩크림’이 출시 4개월 만에 동났다.

패션 기업의 화장품 사업 진출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패션은 가을, 겨울 장사라고 해도 될 만큼 계절에 따른 매출 차이가 큰 편인데, 요즘은 경기도 안 좋아 패션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라며 “화장품 사업은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아 쉽게 진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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