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끝난 바른미래 의총…패스트트랙 표결 무산

입력 2019-04-1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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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에 몸싸움까지…‘손학규 퇴진파’-‘손학규 옹호파’ 갈등 폭발

▲18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김관영 원내대표와 지상욱 의원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이 18일 의원총회에서 지도부 퇴진 여부를 둘러싼 극심한 당내 갈등을 여과없이 노출했다. 바른미래당은 당초 이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사법개혁안과 선거제개편안의 패스트트랙(국회 신속처리 안건) 지정 등의 문제와 관련해 당론을 정할 예정이었지만 고성이 오간 공방끝에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

이날 바른미래당의 의원총회는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난 4·3 보궐선거에서 참패 이후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이 손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의 총사퇴를 주장하며 ‘손학규 옹호파’와 극심한 대립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이날 의원총회 결과에 따라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분수령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의총은 시작부터 고성이 난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손 대표가 최근 ‘제3지대론’ 작업의 일환으로 호남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증폭되자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손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국민의당 출신 일부 중진의원들은 ‘당을 분열시키려는 꼼수’라며 손 대표를 옹호하고 나섰다.

바른미래당 원내지도부는 언론의 관심을 의식해 시작부터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했다. 바른정당 출신의 하태경 최고위원과 지상욱 의원은 “언제부터 비공개로 의총을 했냐”며 반발하기도 했다. 양 측의 인신공격성 발언까지도 나온 것으로 전해지면서 당 일각에서는 ‘사실상의 분당 수순’에 돌입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손 대표를 향해 ‘찌질하다’ 등의 발언을 해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언주 의원은 당직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의원이 회의장에 들어서려 하자 당직자들이 제지했고, 이에 이 의원은 당직자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너희 수장이 누구냐, 원내대표냐”, “이러려고 당원권을 정지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의총의 핵심 안건이었던 패스트트랙 문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원내 지도부는 앞서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3당과 마련한 패스트트랙 잠정 합의안에 대한 의견을 재차 수렴한 후 끝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표결까지 강행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격하게 반대하면서 표결처리는 결국 무산됐다.

특히 바른미래당 의총이 진행되는 도중 “공수처에 수사권과 기소권 모두를 줘야 한다는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전해지며 논의에 결정적으로 찬물을 끼얹었다. 그간 바른미래당은 공수처법과 관련해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민주당과 논의를 진행해 왔다.

김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브리핑에서 “민주당과의 최종 합의사항을 전달하고 이를 추인받으려는 절차를 진행하려 했지만 홍 원내대표가 합의안을 번복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일단 논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원내 지도부는 다시 합의안을 입장이지만 향후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이날 바른미래당 의총이 결론 없이 끝나면서 선거제도 개편과 사법개혁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려던 여야 3당의 계획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다. 패스트트랙을 통한 처리에도 최소 270일이 걸리는데, 현실적으로 선거법 개정과 선거구 획정을 처리하려면 늦어도 5월 초에는 지정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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