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 세계 돼지고기 절반 소비...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에 가격 상승
미중 무역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가운데 중국 전역으로 확산된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ASF)이 중국의 협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CNBC 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8월 중국 북부 랴오닝성의 한 농가에서 처음 확진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전 세계 돼지의 절반을 사육하고 있고, 가장 큰 소비 시장이라는 점이 미중 무역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스 길라드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애널리스트는 이날 투자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위기가 확산하면서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길라드 애널리스트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공급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런 현상이 중국 정부로하여금 미국산 수입 돼지에 매긴 62%의 관세를 없애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끌어올린 돼지고기 가격에 중국 소비자들은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양보해야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길라드는 또 “돼지고기에 대한 중국의 협상력 약화로 미국산 대두 제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게서만 발생하는 가축전염병으로 현재까지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치사율이 100%에 달한다.
중국은 열병의 확산을 억제하려고 올해 2월까지 6개월 동안 돼지 100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올 들어 돼지고기 선물은 52.4% 급등했다. 돼지고기 선물은 S&P500 등 주가지수처럼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