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성지’의 몰락…동대문·성북·강북 전세가율 70% 붕괴

입력 2019-05-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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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갭투자 성지’로 알려진 동대문, 성북, 강북구가 벌어지는 아파트 매매-전세가격 차이로 예전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 1년 전까지 수천만 원으로 가능하던 갭투자가 현재는 수억 원을 동원해야 할 판국이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의 길음뉴타운2단지푸르지오 전용 77㎡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자기자본 6000만 원을 투입하면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2억 원가량이 필요해졌다.

한국감정원 시세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초 기준으로 이 단지의 전용 77㎡ 매매 시세는 ‘3억8500만~4억2000만 원’으로 당시 전세 시세 ‘3억3000만~3억5500만 원’과의 차이는 6000만 원 내외였다. 현재는 매매시세 ‘4억5500만~5억1500만 원’, 전세 시세 ‘2억6000만~2억9000만 원’으로 차이가 2억 원가량 벌어졌다.

성북구를 포함해 전세가격에서 매매가격을 나눈 전세가율이 높아 갭투자 여건이 좋던 동대문, 강북구도 전세가율이 급감했다.

감정원 월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70.42%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중위가격)은 올해 4월 59.65%를 기록, 10.77%포인트 내려갔다. 같은 기간 동대문(79.37→61.57%, -17.80%포인트), 성북(79.85→67.04%, -12.81%포인트), 강북(77.22→64.45%, -12.77%포인트)의 전세가율 낙폭은 평균 이상이었다.

성북과 강북의 경우 최근 늘어난 입주 물량이 전세가격을 끌어내리며 ‘갭’을 더 벌렸다. 지난 2월 래미안길음센터피스(2352가구)와 래미안아트리치(1091가구) 등 대단지가 동시에 입주를 진행하며 일대 전세 공급량을 대폭 늘린 것이다. 지난달 22일 기준으로 올해 성북과 강북의 전세가격 변동률은 각각 -2.91%, -3.05%를 기기록, 서울 평균(-2.03%)보다 큰 낙폭을 보였다. 성북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출도 막히고 갭투자 환경도 예전 같지 않으니 매수 문의가 잘 없다”며 “실제 거주하려는 목적 외에는 매매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대문은 청량리역 인근으로 개발 호재가 집중되며 아파트값이 급격히 올라 전세가격을 따돌렸다. 지난해 4월까지 동대문의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4억5400만 원으로, 성북(4억6000만 원)과 대동소이했다. 그러나 청량리역세권에 동북권 교통 호재가 집중되면서 올해 4월 기준 동대문 중위매매가격은 5억8000만 원, 성북구는 5억3850만 원으로 큰 차이를 벌리게 됐다. 동대문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개발 호재 있고 전세가율까지 높아 가격이 금방 오를 수 있었는데 이제는 동력이 부족하다”며 “당분간 아파트값이 반등하긴 힘들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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