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뒷걸음질한 한국 경제는 ‘위크 포인트’ 중 하나”
세계 경제가 둔화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로존(EU)과 미국, 중국의 지난 1분기 성장률이 모두 예상을 웃도는 수치를 기록하면서다. 그런 와중에 지난 1분기 초유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한국은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과 함께 세계 경제의 ‘위크 포인트’로 지적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세계 경제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은 지나치게 암울했던 것”이라며 “최근 발표된 지표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제 하방 위험은 이미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IMF는 지난달 2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상공회의소 회의에서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에 대해 강하게 경고한 바 있다.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시 세계 경제의 현 상태를 ‘민감한 순간(delicate momnet)’이라고 평가하며 “올해 하반기 경제 회복도 위태롭다”고 말했다.
그러나 IMF의 경고가 나온 지 한 달 만에 세계 경제는 ‘코너를 돌았다’를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3.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IMF가 제시한 3.3%보다 높은 것이다.
가장 먼저 희망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곳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다. 유럽연합(EU) 통계당국 유로스타트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유로존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비치는 전기 대비 0.4% 성장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지난해 3, 4분기에 연속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던 이탈리아는 0.2% 성장하며 불황을 이겨냈고, 아직 ‘성적’을 발표하지 않은 독일 역시 나아진 수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지난해 영국의 올 경제 성장률 전망을 기존 1.2%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역시 당초 연말·연초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고전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성장률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은 연율 기준(분기 수치를 연간 증가율로 환산)으로 3.2%였다.
중국은 1분기에 6.4% 성장해 시장 예상치 6.3%를 앞질렀다. FT는 “중국 정부가 인프라에 투자하며 경기를 부양하려는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캐서린 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불안한 점이 남아있지만 성장이 안정화되었다”며 “국제경제에 대한 관점이 ‘잔이 반이나 비었다’는 쪽에서 ‘잔이 반이나 찼다’는 쪽으로 변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NIESR의 자그짓 차다 이사는 “다가오는 10년 동안 세계 경제는 굉장히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공공 및 개인 대출로 인한 위험이 도사리지만, IMF의 지나치게 걱정스러운 경제 전망을 뒷받침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케빈 데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미중 무역전쟁 및 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미국의 금리 인상과 맞물리며 성장 둔화라는 결과를 만들어냈지만, 올해는 그러한 요인이 모두 반대로 상쇄되면서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서비스 분야가 성장하고 노동 시장이 안정된 점, 그리고 중국이 경기부양 정책을 펼치는 것이 경제 회복에 도움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그러나 “세계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소 역시 여전히 남아 있다”며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이나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한국 등이 그 예”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