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조선 등으로 업종 확대도 검토 중…2025년까지 5000억 투입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이 같은 방안을 담은 ‘스마트제조 R&D 로드맵’을 발표한다. 스마트 제조는 제조업 생산 체계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ICT 기술을 적용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개념이다. 문재인정부는 스마트 제조를 혁신 성장을 위한 ‘8대 선도사업’ 중 하나로 선정했다.
R&D 로드맵에는 이를 위한 중장기 연구·개발 계획이 담겨 있다. 현재 선도국의 70% 수준에 불과한 한국 스마트 제조 산업의 기술력을 2025년까지 90%대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산업부 등 관련 부처가 5년간 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
정부는 특히 자동차 부품과 전자, 석유화학, 항공 등 4대 산업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파급력이 큰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 제조 기술을 개발한 뒤 다른 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 범용(凡用) 기술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섬유와 조선업 등을 집중 개발 분야로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4대 산업 가운데 자동차 부품, 전자, 석유화학 산업은 한국의 주력산업일 뿐 아니라 신흥국과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스마트 제조 기술을 통해 이들 산업에서 경쟁국과 기술 격차를 벌린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로드맵은 이를 위해 AI 기반 설비·협업 로봇·5G 기반 공정 제어기술 개발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항공 산업은 주력 산업은 아니지만 신산업 선점을 위해 중점 개발 분야로 선정됐다. 정부는 항공 산업의 스마트화를 위해 스마트 검사 시스템, 인간-로봇 협업 작업증강시스템 등을 개발키로 했다.
다만 선도국과의 기술 격차를 고려하면 로드맵 이행이 쉽지만은 않다. 한국스마트제조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스마트 제조 기술 수준은 주요 6개국 중 5위에 그쳤다. 특히 제품개발지원시스템(PLMㆍ제품이나 공정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연계·지원하는 기술)과 컴퓨터지원기술(CAxㆍ제품 제조 공정에 컴퓨터를 활용하는 기술) 수준은 선도국인 미국의 절반수준에 불과했다.
고경철 카이스트 인공지능연구센터 연구교수는 “스마트 제조가 활성화하려면 중소기업이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는 가벼운 솔루션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