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신차 테크니컬 트렌드, 돌출형 플로팅 모니터 인기…유럽선 생체인식 시스템 주목
◇대시보드 뚫고 나온 플로팅 모니터 =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운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모니터는 필수가 됐다. 대부분 계기판 옆이나 변속기 위쪽 대시보드에 자리잡는다. 계기판과 어깨를 나란히 맞춘 모니터는 순정 선택사양, 이른바 ‘팩토리 옵션’들이다.
2010년대 들어 대시보드에 숨어있던 이 모니터들이 하나둘 밖으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인대시 모니터를 미덕으로 여겼던 많은 메이커들이 속속 모니터를 바깥으로 꺼내고 있다.
최초의 시도는 아우디 최고봉 A8이었다. 버튼 하나로 모니터를 대시보드 안으로 숨길 수도, 거꾸로 뽑아낼 수도 있었다. 이후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가 모니터를 대시보드 위쪽으로 꺼내 고정형 모니터로 선보였다. 맞수인 BMW 역시 ‘물 위나 공중에 뜬’ 것을 의미하는 플로팅(floating) 타입 모니터를 선보였다.
한국에서는 현대차가 발 빠르게 이런 방식을 뒤따르고 있다. 준대형차 그랜저를 시작으로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8세대 쏘나타가 이런 방식을 썼다. 이제 돌출형 플로팅 모니터는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아직도 열쇠 들고 다니시나요? = 100년 가까이 자동차 열쇠는 구멍에 열쇠를 꽂아서 돌리는 이른바 ‘턴 키 스타터(Turn Key stater)’ 방식이었다. 문제는 복제가 쉬워 도난에 취약하다는 점. 결국 열쇠 손잡이 속에 칩(이모빌라이저)을 심어 넣고, 차와 통신이 돼야 시동이 걸리는 기술도 이미 나와 있다.
이제는 디지털키도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현대차 8세대 쏘나타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디지털키를 상용화했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열쇠다. 스마트폰을 손잡이에 갖다 대면 차문이 열리는 방식이다. 물론 스마트폰을 쥐고 차 안에 들어가면 시동도 걸 수 있다. 나아가 이 디지털키를 다른 사람에게 통신으로 전달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기술이 큰 인기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부정적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차가 아니라면, 예컨대 나 혼자만 타는 차라면 이제 생체인식 모듈을 통해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거는 시대가 곧 다가온다. 도어 손잡이가 엄지손가락 지문을 인식하는 시스템이다. 물론 시동도 생체지문을 인식해 걸 수 있는 방식이 유럽에서 이미 유행하고 있다.
◇기분 따라 바뀌는 자동차 계기판 = 전통적인 아날로그 형태의 자동차 계기판도 사라지는 추세다. 이 자리를 풀 디지털 스크린이 대신하고 있다.
기분에 따라, 또 주행 방식에 따라 계기판 형태를 바꾸는 이른바 디지털 계기판이 유행이다. 영국 랜드로버가 이런 계기판을 쓰면서 유행이 본격화됐다. 점진적으로 부품 단가가 내려가면서 대부분의 완성차 메이커들이 이를 추종하고 있다.
부피가 적어 대시보드 안쪽 공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고, 하나의 스크린을 개발해 놓고 소프트웨어만 바꾸면 다른 차의 계기판도 쉽게 개발할 수 있다. 물론 이런 풀 디지털 계기판도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앞유리에 다양한 주행 정보를 띄워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계기판의 주요 기능 대부분을 잠식할 것이기 때문이다.
◇봉 사라지고 버튼과 다이얼의 시대로 = 과거 자동차 변속기는 변속 레버와 변속기를 물리적으로 연결했다. 변속기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변속 레버의 모양도 달라졌다.
최근 변속기 레버는 하나의 신호 조절기로 변모했다. 직접적으로 변속기와 연결된 링크가 없다는 의미. 우리가 손으로 움직이는 변속기는 이제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하나의 리모컨인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봉(변속레버) 대신 버튼과 다이얼로 변속기를 조절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전진과 중립, 후진과 주차 모드를 고를 수 있는 버튼을 별도로 마련해 운전자가 골라서 누르는 방식이다.
봉보다는 버튼이 실내공간 확보에 유리하다. 가족을 위한 패밀리 세단과 공간이 중요한 미니밴 등이 자주 쓴다. 초기에는 슈퍼카 브랜드들이 센터페시아에 버튼방식 변속기 조절 스위치를 사용했는데 이제 많은 양산차들도 이 방식을 쓴다.
◇유저 인터페이스보다 유저 커맨드 = 자동차 실내에 달린 버튼도 작아지는 추세다.
과거 자동차 실내에 장착된 버튼들은 모두가 크고 도드라진 모양새였다. 운전하면서도 버튼을 보지 않고, 손만 뻗어서 버튼의 정체를 알아채기 위해서였다. 이른바 ‘유저 인터페이스’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반면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갖가지 버튼은 크기를 줄였고 도드라짐도 없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고급 오디오를 연상케하는 고급스런 디자인으로 변모한 것. 이제 운전하면서 버튼을 조작하기보다 음성 명령이 보편화되고 있다. 자연스레 버튼 하나하나의 존재감도 이전보다 떨어졌다. 버튼을 작게 만들면 인테리어의 자율성이 커지고 공간을 넓게 뽑아낼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