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4월 말 기준으로 서울의 주택부문 분양보증은 3조629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합계인 14조1416억 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7%다. 작년 한 해 비중인 12.1%(전국 주택부문 47조6931억 원, 서울 5조7720억 원)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된 수치다.
서울의 주택분양보증 비중이 늘었음에도 재건축 사업지와 HUG의 이견차는 그대로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띠면서 서울 내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지의 분양가 조율은 연일 이슈였다. 갈수록 오르는 시세, 주변 지역 분양가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조합과 고분양가 책정은 안 된다는 HUG의 기조가 맞붙으면서 이견차가 생긴 것이다.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분양가를 둘러싼 조합과 HUG의 줄다리기는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단지인 ‘래미안 라클래시’, 동작구 사당3구역 재건축단지인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 분양이 늦어지고 있다. 분양가 조율 과정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래미안 라클래시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7개동 총 67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가운데 11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전용면적별 가구수는 △71㎡ 44가구 △84㎡ 71가구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아2차 재건축조합은 평(3.3㎡)당 평균 분양가가 4700만 원 수준은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HUG는 최근에 분양한 ‘디에이치 포레센트’ 분양가(3.3㎡당 평균 4569만 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 역시 사당3구역 재건축조합은 시세를 고려해 3.3㎡당 평균 3000만 원 초반을 주장하고 있으나, HUG는 2000만 원대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합과 HUG의 이견차는 HUG가 공개하고 있는 분양가 산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HUG는 고분양가 사업장 기준을 ‘당해 사업장의 평균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평균분양가 또는 평균매매가의 110%를 초과하는 경우’로 공개하고 있다. 비교 대상 아파트는 입지ㆍ가구수ㆍ브랜드 등이 유사해야 한다. 지침에서 얘기하는 ‘인근 아파트 평균분양가’와 ‘평균 매매가’는 △최근 1년 이상 분양한 아파트 △분양 진행 중인 아파트 △준공아파트 순으로 비교 우선순위를 삼는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동일한 입지, 브랜드를 비교하도록 돼 있는데 HUG는 기존 아파트도 분양가 산정 기준에 반영하고 있어 분양가를 낮추겠다는 의지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고분양가 사업장 관리 기준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