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대주주 일가가 지주회사인 ㈜두산 지분 일부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을 통해 매각키로 하면서 향후 주가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두산의 특수관계인은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보유 지분 70만 주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할인율은 4~7%로 주문가격은 9만6000원~9만3000원이다. 매각에 성공할 경우 총 매각 가격은 651억 원~672억 원이 된다.
지분을 매각하는 개인 대주주는 고(故) 박용곤 명예회장의 자녀들로 고 박 회장의 상속재산에 대해 상속세 마련을 위해 지분 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 박 회장은 ㈜두산의 보통주 28만9165주와 우선주 1만2543주를 보유, 그 외 부동산 및 동산 등 상속재산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두산 지분을 제외한 동산 및 부동산 등의 상속가액에 대해 알 수 없어, 상속세 마련을 위한 지분 매각 규모가 적정한 지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지분을 제외한 상속재산이 많지 않다고 가정할 경우, 지분 매각 규모는 다소 과하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또 상속재산의 상속세 신고 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이기 때문에, 상속재산 신고기한은 9월말로 아직 여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인적분할 등을 앞두고 있기는 하지만, 분할을 위한 구주권 제출기한 시작일이 8월 13일, 종료일이 9월 30일인점을 감안해도 현 시점은 다소 이르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2분기말 배당금 수령 이후 매각시의 사회적 반향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또한 주가 상승 이후 매각시의 사회적 반향을 고려한 조치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양 연구원은 이번 블록딜 이후 상황에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그는 "㈜두산의 특수관계인의 보통주 지분율은 매각 전 931만5435주(51.08%)에서 매각 후 861만5435주(47.24%)로 변경된다"며 "매각 후에도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여전히 47% 이상으로 경영권 등은 안정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