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KCGI가 한진칼 지분율을 15% 이상으로 늘렸다. 이는 한진그룹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의도적인 지분 확대라는 분석에 보다 무게가 실리며, 이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 우려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KCGI 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지분율이 기전 14.98%에서 15.98%로 1% 늘었다고 28일 공시했다.
이는 최대 주주인 고(故) 조양호 회장의 지분율(17.84%)과의 차이가 2%포인트에 불과하다.
KCGI는 지난해 11월부터 한진칼의 지분 9% 가량을 사들였으며, 6개월 만에 무려 7%포인트 가까이 늘렸다.
백기사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특수관계자는 그레이스홀딩스를 포함해 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 엠마홀딩스 3곳이었지만, 현재는 제2·3·4호 사모투자 합자회사, 디니즈홀딩스, 캐롤라인홀딩스 등이 추가돼 총 8곳으로 늘었으며 최근에는 5번째 사모펀드를 추가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주식 보유기간 6개월’을 충족시키지 못해 한 차례 고배를 마신 KCGI가 지분 확보는 물론 다양한 공세 전략을 마련해 기회를 놓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상장법인의 지분 15% 이상을 취득하는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를 하고 투자자를 공개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 제12조에서도 자유롭다.
신고 대상인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3000억 원이 넘는 회사'에 KCGI는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경영권 확보를 위해 KCGI가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늘릴 것이란 예상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에 한진그룹 역시 고 조 회장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그룹 회장으로 내세우며, 발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2000억 원이 넘는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으로 조 회장이 보유한 한진 지분의 매각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