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K3와 현대차 엑센트 대상…日 토요타와 닛산, 마쓰다도 직격탄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수입품 관세부과 결정 소식에 한국과 일본 자동차 업계의 주가가 급락했다. 북미 시장에서 기아차 K3와 프라이드, 현대차 엑센트 판매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약 15만4000대가 해당된다.
사실상 미국 수출형 소형차 생산의 전초기지로 삼았던 멕시코가 관세부과 대상이 되자 한국의 현대ㆍ기아차는 물론 일본의 토요타와 닛산, 마쓰다 주가가 급락했다.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 10일부터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 55%가 미국行=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불법 이민자들이 들어오는 것이 중단될 때까지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모든 상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중남미에 각각 공장을 하나씩 두고 있다. 현대차는 브라질에, 기아차는 멕시코에 생산 거점을 세운 상태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지난 2016년 완공해 10만 대 체제로 시작했다. 2010년 미국 조지아공장 준공 이후 6년 만에 들어선 북미 공장이다.
지난해에는 총 29만4600대를 생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했다.
△기아차 포르테(K3) 10만1890대 △리오(프라이드) 2만2975대는 물론 △현대차 엑센트 2만9090대 등까지 총 15만3955대(약 54%)가 미국으로 팔렸다.
이곳의 시간당 생산 대수(UPH)는 68대. 시간당 66대를 생산하며 높은 효율성을 자랑해온 기아차 미국 조지아공장보다도 효율성이 더 높다. 매 53초 마다 1대를 생산하는 셈이다.
◇100대 부품사 가운데 90%도 멕시코 진출=멕시코의 한해 자동차 생산량은 2017년 406만9000대에서 지난해 1.0%가 증가한 411만 대로 집계됐다. 한국을 제치고 생산량 세계 6위다.
전체 생산의 약 70%가 미국과 캐나다, 남미 일부지역은 물론 중국으로 수출된다. 생산량은 400만 대를 훌쩍 넘지만 멕시코 내수 자동차 시장이 150만 대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반면 값싼 인건비를 활용하기 위해 일본 토요타와 닛산, 마쓰다 등이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미국 수출형을 생산 중이다.
심지어 미국 브랜드인 GM과 포드 역시 멕시코에서 생산한 차를 미국으로 들여오고 있다.
한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통한 대미 무관세 수출을 목적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부품업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재 멕시코 내에는 세계 100대 자동차 부품업체 중 90% 이상이 진출해 있다. 한국의 현대모비스, 현대파워텍도 현지에 진출해 있다.
특히 누에보레온주의 경우 2016년부터 기아자동차 공장이 생산을 시작하며 많은 한국 자동차부품 업체가 함께 활동 중이다.
◇日토요타, 닛산, 마쓰다 주가도 급락=트럼프 발 관세 폭탄은 규모를 더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악관 성명에서는 이민 '위기'가 계속되면 7월 1일부터 관세를 10%로 인상하고,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수를 극적으로 줄이거나 없애는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8월 1일부터 15% △9월 1일부터 20% △10월 1일부터 25%로 관세율을 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하기 위해 체결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합의안을 미 의회에 보내 협정 비준을 공식 요청했다.
USMCA는 미국이 지난해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하기 시작한 관세가 걸림돌로 작용해 난항을 겪다가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이 관세를 철폐하고서야 3개국 모두 의회 비준 절차에 돌입했다.
자유무역협정의 골자가 상호 무관세에 있는 만큼 이날 관세 위협으로 USMCA의 향방은 불투명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이날 한국 증시에서 기아차 주가는 전날보다 4.49% 내린 3만9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증시에서도 토요타, 닛산, 마쓰다가 각각 2.9%, 5.2%, 7.1%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