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체 디아이씨가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500억 원에 달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업황 부진과 함께 차입금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이 커진 것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아이씨는 지난달 31일 장 종료 후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5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1주당 0.5000512736주씩 배정된다. 발행가액은 3355원으로 유상증자가 결정된 지난달 31일 종가 대비 34.85% 낮은 수준이다. 신주 발행가는 7월 19일 확정되며 구주주 청약예정일은 7월 24~25일, 신주 상장예정일은 8월 13일이다. 신주 발행가액이 낮은데다 물량도 커 3일 시장에서 다이아씨의 주가는 장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디아이씨가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선 것은 실적 악화와 함께 과도한 차입으로 재무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자비용은 219억 원으로 영업이익(226억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올 1분기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0.2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1.0배로, 2017년 1.7배보다 크게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에서 이자비용을 나눈 값으로,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하로 떨어지면 이자지급능력이 매우 낮다는 의미다.
지난해 디아이씨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81%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2017년 5.1%에서 지난해 3.8%로 떨어졌다. 영업이익 감소는 현대차그룹의 판매부진과 중국 대일기배 7속DCT 설비투자에 따른 초기비용 부담, 대일USA의 튜닝 유통사업 매각에 따른 손실 발생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디아이씨는 수익성 악화로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자 외부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2016년 111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으며, 2017년 1235억 원, 지난해 603억 원 규모의 차입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상환 규모는 이에 못미쳐 2017년 이후 부채비율이 300%를 넘어섰다.
회사 관계자는 “유상증자로 조달된 자금은 미국 GM에 납품하는 자동차 부품 공장을 설립하고 국내 본사와 관련된 설비 투자를 위해서 지출할 계획”이라며 “운영자금으로는 자회사인 디아이씨 글로벌의 회사채를 상환하고, 외주 생산 가공비로 지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자회사의 회사채를 상환하면 이에 따른 이자비용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