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고위 관계자가 금리인하론 꺼낸 것은 처음 …무역전쟁에 경기둔화 불안 고조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3일(현지시간) 미·중 무역 전쟁 격화에 따른 경기하강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조기 금리인하 필요성을 주장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불라드 총재의 이날 시카고 연설에 앞서 블룸버그가 입수한 발표문에 따르면 그는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 수준에 접근하는 것을 돕고 예상보다 급격한 경기 둔화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을 제공하는 측면에서 조만간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역 제한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다”며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이 지난 1월 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 결정에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힌 이후 연준 고위 관계자가 금리인하론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불라드 총재는 ‘비둘기파’로 분류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를 1%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고 지난주 멕시코 관세 위협 이후 투자자들이 금리인하에 대한 베팅을 늘려가고 있다.
여전히 연준 위원 대부분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은행 심포지엄에서 “미국 경제는 여전히 좋은 위치에 있다”며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가지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지난달 30일 “물가나 성장 전망이 약화하면 금리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불라드 총재의 발언에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내 금리인하 확률은 98%까지 높아졌다. 이달 중순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측한 비율도 37.5%에 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4일 연설할 예정이다. 파월 의장이 통화정책 전망에서 금리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