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선박 인수로 급격히 늘어난 선복량…'비용절감ㆍ효율적 노선운영' 가능해
글로벌 해운동맹(얼라이언스) 재가입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현대상선에 좋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회사 사정이 열악했던 과거와 달리 글로벌 해운업계를 주도하는 3대 해운동맹 모두 보다 단단해진 현대상선의 강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내년 4월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과의 협력관계를 마무리짓고 새로운 동맹을 찾아야하는 상황에서 2M을 비롯한 오션 얼라이언스, 디얼라이언스 등 글로벌 3대 동맹 모두 현대상선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서는 적극 러브콜을 보내는 곳도 있다.
글로벌 선사들은 세계 모든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영업을 하기 쉽지 않아, 여러 선사들과 동맹 관계를 맺으며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세계 1·2위 선사 머스크라인과 MSC가 소속된 ‘2M’, 프랑스 CMA-CGM과 중국 COSCO가 주축이 된 ‘오션 얼라이언스’, 독일 하팍로이드와 일본 ONE 등으로 구성된 ‘디얼라이언스’ 등 3대 해운 동맹이 전 세계를 움직이고 있다.
현대상선은 현재 2M의 정식 회원이라기 보다는 준회원 성격인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상태다.
과거와 달리 모든 해운동맹이 시장점유율 2%에 불과한 현대상선에 욕심을 내는 이유 중 하나는 급격히 늘어난 선복량(적재용량)이다.
실제 현대상선은 2020년 2분기부터 2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선박 12척, 1만5000TEU급 선박 8척 등 초대형 선박 20척을 차례로 인수할 방침이다. 선박 확보가 끝나면 현대상선 선복 규모는 42만TEU에서 80만TEU 수준으로 2배 가량 확대된다.
많은 선복량은 비용을 절감하고 노선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해운동맹 가입을 위한좋은 협상 조건이 될 수 있다.
또 12척의 초대형 선박이 확보된 현대상선이 어느 쪽에 몸을 담느냐에 따라 동맹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신규 선박 20대에 모두 (IMO)의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스크러버(황산화물 저감장치)를 설치한 점도 매력 포인트다.
이들 선박 상당수는 유럽노선에 투입될 예정으로 2M이 욕심낼 만하다.
2M 입장에서는 더 싼 비용으로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춘 현대상선이 다른 해운동맹에 가입할 경우 가격 면에서 위협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2M과 정식 동맹을 맺을 경우, 보다 나은 조건, 위치에서 협상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과거 현대상선이 열악했던 시절 선복량 배치, 선로변경 등의 과정에서 불평등한 상황에서 영업을 펼칠수 밖에 없었다면, 이제는 보다 나은 입장에서 협상테이블에 앉을 수 있게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오션 얼라이언스의 입장에서도 현대상선은 반가운 존재다. 특히 CMA-CGM의 경우 자회사를 통해 아프리카, 호주에 서비스를 하고 있어 현대상선과의 제휴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몸집이 커진 COSCO로 인해 상대적으로 CMA-CGM가 휘둘렸던 상황에서 현대상선 영입은 전체 균형을 맞추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디얼라이언스는 선복 규모가 작은 일본 선사 등이 현대상선을 통해 동맹 전체 규모를 키울 수 있다.
현대상선 역시 새로운 동맹 관계를 맺기 위해 여러 변수를 검토 중이다. 해운동맹 가입 여부는 오는 7~8월 가량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